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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토크③] 김희원 "'무도-무한상사', 저도 결과물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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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뉴미디어팀 최정윤 기자] 사실 김희원의 매력이 빛난 또 다른 순간은 바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바로 2016년 MBC '무한도전'의 '못친소 페스티벌2'에 출연했을 때 말이다. 이전까지 화면 속에서 강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던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순한 양'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상당히 의외였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자세로 몹시 낯을 가리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자신을 온전히 보여줬다. 웃을 때마다 앞뒤로 넘어가는 리액션 역시 웃음 포인트였다. 그의 반전 매력에 시청자들도 단단히 빠져버렸다.

"처음엔 '못친소'가 뭔지 몰랐어요. 물어봤더니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말만 '못친소'이지 호감인 사람들이 나가는 거라고 해서 '그럼 한번 하지 뭐'라고 했어요. 솔직히 처음엔 진짜 못생긴 분들이 오셔서 당황했어요. '이번엔 호감형이 아닌가보다…'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또 '제가 어떻게 비지든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면 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을 했어요. 연기파로 안 비쳐도 되고, 멋있지 않아도 되고 그냥 누군가 저를 보고 좋아해주시면 그게 제가 할 일인 것 같았어요. 어차피 연기를 보고 좋아하시든 예능을 보고 좋아하시든 사람들이 즐거워하신다면 똑같은 거 아니겠어요? 그런 생각 때문에 나가게 된 것 같아요."

그때의 인연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스케줄이 바쁜 탓에 아직 '못친소' 동창회 같은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정준하 씨가 그런 역할을 잘 하시더라고요. 안부도 먼저 묻고, 또 사람들 불러모아서 모임도 만들고요. 그래서 계속 연락은 하고 있어요."

그리고 김희원은 의리로 '무한도전'의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다. 바로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특집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다. '2016 무한상사'는 여러모로 역대급이다. '싸인', '유령', '시그널' 등을 집필한 '스릴러 장르의 1인자' 김은희 작가와 그의 남편 장항준 감독이 전면에 나선다. 오디션부터 직접 관리 감독, 극본과 연출까지 맡는다. 여기에 김희원 김혜수 지드래곤 이제훈 전석호 오민석 태인호,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 등 막강한 배우들이 참여한다.

"영화 촬영을 하다가 제안을 받았어요. 전에 보니까 유재석 씨가 부장이고 다른 분들은 회사원들로 나오고 그런 이야기더라고요. 일단 재밌을 것 같아서 한다고는 했어요. 저도 김은희 작가님이 대단한 분이라는 건 알았죠. '시그널'을 재밌게 봤거든요. 굉장히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이 작업을 해본 적은 없거든요. 처음 뵙는거니까 스타일이나 그런 걸 아무것도 몰라요. 그래서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이야기일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또 장항준 감독님이 감독님이라고 하니까 궁금하기도 해요. 원래 '무한도전'은 수십개의 카메라가 따라다니거든요. 그런데 진짜 드라마처럼 찍으시려고 섭외하신건가 궁금하기도 해요. 기대가 많이 돼요."

방송 이후 반응은 좋았다. 예능감도 빛났지만 게스트의 말을 경청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그의 모습에 '김희원의 재발견'이라며 호평이 쏟아졌고, 그는 호감형 배우 반열에 올랐다. 연기 생활에서 다져진 무서운(?) 이미지를 한번에 벗어낸 셈이다.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캐릭터가 바뀌어서 착한 역할이 들어오거나, CF가 막 들어오거나 그러진 않는 것 같아요. 비슷해요. 그런데 확실히 팬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팬레터도 많이 오고 소속사 사무실에 선물도 많이 오더라고요."

이쯤되면 아예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을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요즘은 '겸업'이 트렌드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김희원의 반응은 단호하다. 일단 명분이 있는 출연이라면 흔쾌히 승낙하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른 분야 진출보다는 연기를 갈고 닦고 싶다는 입장이다.

"고정 출연은 잘 모르겠어요. 작품 홍보가 필요하거나 이슈가 되는 부분이 있거나 그렇게 명분이 있어서 예능에 출연하는 건 좋아요. 가서 시키는대로 하고 솔직하게 열심히 해요. 연기든 예능이든 인위적인 걸 싫어하거든요. 그런 경우라면 몰라도 일단은 배우가 직업이니까요. 당연히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인지도를 올릴 수는 있겠지만 저는 그런 걸 그렇게 바라는 타입도 아니고요. 연기자로 남고 싶은 생각이 큰 것 같아요. 여러가지를 할 재주가 없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는 진지함이 있어야 연기를 보셨을 때 몰입하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예능에서 모든 걸 보여주면 관객분들이 저에 대해 다 아시니까, 제가 무슨 말을 하거나 연기를 해도 '거짓말이잖아' 이러실 수 있잖아요. 어느 정도는 살짝 감추고 있는 게 배우한테는 유리한 것 같아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뉴미디어팀 이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