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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는 2연전 체제, 2017년에도 바꾸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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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폭염이 길어지면서 KBO리그 현장에서 "2연전 체제를 2개월 가까이 해야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연전 시스템 보다 2연전은 선수단의 이동 수가 잦다. 버스를 타고 야간에 다음 경기 도시로 옮겨야 하고 또 짐을 더 자주 꾸려야 하기 때문에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방 연고 팀들은 먼 이동으로 피로가 더 쌓이기 때문에 손해를 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수도권 연고 팀들보다 힘든 건 분명하다.

그런데 2016시즌 경기 일정은 이미 지난해 10개팀 합의를 통해 짜여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미 2017시즌 일정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는 이미 올해와 같은 시스템으로 2017시즌을 준비하는데 합의했다. 향후 재논의에서 백지화해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닫혀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현재 경기 일정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올해 같은 기존 틀을 바꾸는게 간단치 않다.

10팀이 참여하는 KBO리그는 팀별로 총 144경기를 치른다. 9팀을 상대로 총 16번씩 맞대결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일정상 홈과 원정 경기 수를 10팀에 공평하게 맞추려고 하다보니 3연전을 4번 하고, 나머지 4경기를 2연전으로 치르는 일정이 나왔다.

현장의 아우성을 받아들여 3연전을 5번 하는 일정을 짤 경우 팀간 형평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10팀의 홈 원정 경기 수에서 차이가 난다. 이 경우 시즌의 연속성을 고려하면 한해 손해를 보더라도 다음해에 안배를 하면 결국 홈 원정 경기수를 똑같이 맞출 수 있다.

그런데 이 선택의 문제를 놓고 10팀은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주류의 목소리는 "매년 10팀이 공평하게 홈 원정 경기수로 대결하는 게 타당하다"는 쪽이다. 결국 10팀 경영진의 다수가 시즌의 연속성 보다 눈앞에 닥친 시즌 일정에서 자신의 팀이 불리하게 싸우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홈 승률이 원정 승률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 또 홈 경기를 한 번 이라도 더 했을 경우 높은 마케팅 수입 등을 고려할 때 간단히 양보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경영진(사장 단장)과 현장 감독 그 누구도 당장의 팀 성적과 구단 수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장 손해를 감수하면서 내년을 기약할 여유가 없다.

KBO는 "시즌 경기 일정을 KBO사무국에서 일방적으로 짜지 않는다. 구단의 합의가 이뤄지면 가장 공평하고 합리적인 일정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한다.

결국 10팀의 목소리가 "지금 같은 2연전 일정으로는 도저히 힘들다"는 쪽으로 모아지지 않는 한 2017시즌에도 올해 처럼 페넌트레이스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2연전을 시즌 초반에 배치하는 방안, "경기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 등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