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하룻만에 LG전 석패를 대승으로 앙갚음하며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24일 잠실 '한지붕 두 가족' LG를 상대로 1회와 3회 두차례 타자일순하며 3회까지 대거 15득점을 올렸다. 두산의 18대6 대승.
전날 6대5로 승리한 LG는 이날 선발로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간 우규민 대신 이준형을 마운드에 올렸다. 기대를 안고 올렸지만 이준형은 1회말부터 난타당했다. 1회초 LG가 선취점을 올리며 1-0으로 앞서갔으나 무사만루에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마음의 짐이었을까.
이준형은 두산 1번 박건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고, 2번 허경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이후 타자일순 수모를 겪었다.
3번 민병헌 중전안타, 4번 오재환 2타점 좌중월 2루타(펜스 상단직격), 오재일의 1타점 우전안타, 이후 6번 양의지의 1타점 우전안타, 7번 국해성의 1타점 2루타, 8번 오재원의 1타점 우전안타가 속사포처럼 터졌다. 두산은 단숨에 경기를 6-1로 뒤집었다. 2회 오재일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2점 추가. 3회에는 민병헌의 투런홈런을 포함해 5개의 안타와 LG의 수비실책, 볼넷 2개를 묶어 대거 7득점했다. 스코어는 15-1. 대세는 기울었고, LG벤치는 넋을 잃었다.
이준형은 2이닝 동안 9안타 1홈런 3볼넷 12실점(11자책)으로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LG는 3회 유원상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달아오른 두산의 방망이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유원상은 4이닝 동안 5피안타 2홈런 4실점.
두산 선발 보우덴은 팀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14승째(7패)에 성공했다. 5이닝 동안 7안타 5실점(4자책). 좋은 투구내용은 아니었다. 볼넷을 3개나 내줬고, 투구수는 133개나 됐다. 올시즌 LG만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는 보우덴이었다. 이전 LG전 두 경기에서 1패에 평규자책점은 12.91이나 됐다. 3차례 만남만에 처음으로 5회를 넘겼다. 이런 상대성을 감안하면 LG로선 1회초 찬스를 놓친 것이 두고 두고 안까웠다. 보우덴은 1회초 37개의 볼을 던지며 크게 흔들렸다. LG는 1번 김용의 볼넷, 2번 이천웅 우중간 안타, 3번 박용택 1타점 중전안타, 4번 히메네스의 볼넷으로 선취점(1점)을 올린뒤 무사만루 황금 찬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5번 채은성이 풀카운트에서 하이 패스트볼에 헛방망이를 돌렸다. 최악 위기에서 한숨을 돌리자 보우덴도 점차 안정을 찾았다. 6번 오지환 역시 나쁜 볼을 계속 터치하다 3루수 파울 플라이아웃. 7번 양석환은 볼카운트 3-1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무사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이후부턴 두산 방망이가 LG 마운드를 휘감았다.
두산은 민병헌이 투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오재일이 투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김재환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 맨앞줄에 섰다. 경기중 LG 박용택이 휘두른 배트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후송된 양의지(정밀검진 결과 다행히 이상무)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박세혁은 연타석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렸다. 박세혁의 개인통산 첫 연타석 홈런. 통산 59홈런을 날린 부친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도 해내지 못했던 연타석 홈런을 아들이 만들어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