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하나로 만들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났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를 기록했다. 올림픽 순위는 금메달로 정해진다. 금메달 수가 같으면 은메달 수로, 그다음 동메달 수로 그 순위를 정한다. 따라서 순위로만 본다면 은메달 10개보다 금메달 1개의 가치가 훨씬 크다. 하지만 진정한 금메달의 가치가 은-동메달의 가치보다 훨씬 큰 것일까? 은-동메달, 또한 메달을 따지 못 한 선수들의 땀과 노력은 메달의 색으로 그 가치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금메달,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보다 더 값진 은-동메달이 있다. 금메달에서는 실패했지만 숨겨진 패자의 품격, 그들이 진정한 승자일 것이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한국 사격의 김종현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50m 소총 복사 3자세 은메달에 이어 2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김종현은 한국 소총 사상 처음으로 2연속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는 새 역사를 썼다.
세계랭킹 1위 안바울은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안바울은 유도 66㎏급 결승에서 한 수 아래의 상대로 평가받았던 이탈리아의 파비오 바실레(세계랭킹 26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정보경은 메달 후보는 아니었다. 정보경은 아르헨티나 파울라 파레토와의 유도 여자 48kg급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다.
차동민에게 동메달이 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은퇴를 결심한 차동민에게 이번 리우 올림픽이 현역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차동민은 "리우에서 8강에서 지고 패자부활전으로 올라간 다음 치른 동메달 결정전이 가장 뜻깊은 경기였다"고 했다.
이대훈은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벨기에 자우드 아찹을 11대7로 꺾었다. 이 승리로 동메달을 확정한 이대훈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태권도 남자 선수로는 처음이다.
"도쿄올림픽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할 수 있다." 동메달을 목에 건 김태훈의 말이다. 김태훈은 멕시코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즈와의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7대5로 이겼다. 이 승리로 김태훈은 생애 첫 번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복식 정경은-신승찬이 한국 배드민턴을 치욕해서 구해냈다. 세계랭킹 5위 정경은-신승찬 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2위 중국 탕유안팅-유양 조를 2대0으로 완파했다.
당초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김현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 66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체급을 올려 올림픽 2연패를 노렸다. 광복절에 국민들에게 금메달 소식을 알리고 싶었던 김현우는 동메달을 딴 후 태극기에 절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11년간의 힘들었던 국가대표 생활 끝에 얻은 값진 수확, 바로 이번 동메달이었다. 김정환은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3~4위전에서 승리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김정환은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첫 번째 메달을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세계랭킹 1위 곽동한이 동메달을 따내며 첫 올림픽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곽동한은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유도 9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웨덴 마르쿠스 뉘만을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제압했다.
윤진희에겐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윤진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94㎏, 용상 119㎏, 합계 213㎏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초 은퇴해 역도 대표팀 후배 원정식과 결혼하고 두 딸을 얻은 윤진희는 3년 공백을 깨고 2015년 현역으로 복귀해 올림픽까지 나서 또 다시 메달의 꿈을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