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 결국 누군가는 눈물을 삼켜야 한다.
KBO리그의 4~5위 경쟁이 '견디기 어려운 한여름 무더위'보다 뜨겁다. 지난 주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벌어졌으나 순위 변동은 없었다. SK 와이번스가 4위를 지킨 가운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가 5~6위로 뒤를 따르고 있다. SK(56승58패·승률 0.491)와 KIA(54승1무57패·0.486)의 격차는 여전히 반게임이고, LG(52승1무57패·0.477)가 KIA를 한 경기차로 압박하고 있다. 팀별로 30여경기가 남아있고, 한화 이글스(49승3무59패·0.454), 롯데 자이언츠(50승61패·0.450)가 4~6위 그룹과 2.5~3경기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SK와 KIA, LG가 순위경쟁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지난 주 SK는 2승4패, KIA는 2승3패로 뒷걸음질을 친 반면, LG는 3승3패로 5할 승률을 가져갔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흐름이다보니, 투수력에서 희비가 갈라질 수밖에 없다. 공격력은 SK, KIA, LG 모두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3개팀 중 마운드 경쟁력에서 가장 앞선 팀은 어디일까. 이들 세 팀의 마운드 사정을 살펴보자.
선발진은 SK와 LG가 KIA에 앞서 있다. 최근 SK는 브라울리오 라라, 메릴 켈리, 윤희상, 박종훈, 임준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김광현이 없는 동안 KIA에서 트레이드한 임준혁이 공백을 매웠다. 임준혁은 지난 2경기에서 10이닝, 2실점 호투로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번주에 김광현이 선발진에 합류하면 한뼘 업그레이드가 된다. 라라와 켈리도 최근 경기별로 편차가 있었지만, 선발 역할이 가능한 자원이다. 김광현이 가세하면 기존 선발 중 한 명을 중간계투로 활용할 수 있다.
LG는 헨리 소사,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 우규민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최근 우규민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임찬규 이준영이 버텨주고 있다. 대체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도 최근 3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소사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믿음도 여전히 두텁다.
막강 1~3선발을 구축했던 KIA는 최근 상황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 에이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건재하지만, 최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지크 스프루일이 불안하다. 4~5선발 또한 들쭉날쭉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8월 평균자책점은 LG가 4.36으로 가장 좋았고, SK가 5.42, KIA가 5.90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선발진은 LG가 4.88, SK가 6.16, KIA가 6.90을 찍었다. 기록이 많은 걸 보여준다.
마무리를 포함한 불펜진 또한 LG와 SK가 KIA보다 좋다.
LG는 김지용이 필승조로 믿음직스럽고, 마무리 임정우도 최근 6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5세이브를 했다. 마운드가 최근 상승세의 발판을 놓았다. SK도 박희수 공백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KIA는 상황이 좋지 않다. 임창용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는데, 중간계투의 역량이 떨어진다.
8월에 LG 구원진은 4승1패10홀드6세이브-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고, SK가 4승2패7홀드5세이브-4.52, KIA가 5승4패10홀드4세이브-5.05를 찍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