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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공장 라팍, 내년 오명벗기 묘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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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내년 어떻게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일명 라팍)를 손볼 가능성이 커졌다. '라팍'은 올시즌 대구의 새볼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쾌적하고, 산자락을 끼고 있어 상대적으로 시원하다. 메이저리그식 구장을 표방, 관중들은 낮경기에서도 태양을 등지고 관전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야구볼맛 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옆에서 바라보는 모양인 그라운드 형태(마름모 모양에서 좌중간과 우중간이 직선으로 연결)여서 홈런이 잘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우려대로 대구 새구장은 홈런공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펜스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여러차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 구단은 올시즌은 일단 시행해 보고 내년에는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상태. 류 감독은 최근 "올초부터 얘기를 했지만 시행해보지도 않고 수정하는 것에 대한 관계기관의 거부감이 있었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손을 봤으면 싶다. 펜스를 높일 수도 있지만 근본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 외야 펜스를 뒤로 미는 것은 구조상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다소 여유가 있는 홈플레이트를 백스톱쪽으로 2.5m 정도 당기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당기면 좌우측 파울 지역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자연적으로 펜스까지의 거리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공간이 넓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좀더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변할 수 있다.

대구 새구장 펜스까지의 거리는 좌우 99m, 중앙은 122m, 펜스는 3.2m다. 기존 대구시민야구장(좌우 99m·중앙 122m·높이 3.1m)과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좌중간과 우중간이 직선으로 연결되다 보니 홈플레이트쪽으로 움푹 들어온 느낌이다. 류 감독은 "실제로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좌익수와 우익수 뒤쪽은 시민구장에 비해 5m 정도 짧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20일 현재 대구 새구장에서는 47경기가 치러져 112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38개의 홈런. 삼성은 112개 중 42개를 기록했다. 상대팀에서 기록한 홈런이 70개나 된다. 삼성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나바로와 박석민이 떠나면서 홈런수가 줄어들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홈런이 되지 않을 상대의 타구까지 넘어가다보니 삼성 경기력에는 심각한 마이너스인 셈이다.

국내 최대구장인 잠실은 LG와 두산의 홈게임이 번갈아 열린다. 110경기에서 157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43개의 홈런이다. 구장 크기보다는 홈런타자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에 따라 팀홈런수가 좌우되지만 벤치와 선수들이 문제점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미 삼성 코칭스태프와 구단 수뇌부는 개선의지를 확인했고, 대구 새구장의 관할하는 대구시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