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박희순이 영화 '올레'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올레'는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사법고시 패스만을 13년 째 기다리는 고시생 수탁(박희순), 그리고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등 세 친구가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치는 무책임한 일상탈출을 그린 작품이다.
박희순이 연기한 수탁은 극중 가장 밝고 유쾌한 캐릭터다. "현실이라면 힘들었겠지만 극중이라 오히려 부담없이 연기했어요. 사실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서 이런 작품을 기다렸죠.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와서 이번에는 '철저하게 망가져보리라' 다짐했어요."
그는 수탁이라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고민없이 선택했다. "다른 캐릭터였다면 고민했을 것 같아요. 수탁이란 캐릭터는 저에게 좀처럼 오지 않는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고집했죠."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장면도 수탁의 몫이었다. "연극할 때 몸쓰는 것을 많이해서 색다르진 않았어요. 영화에서 별로 기회가 없었을 뿐이죠. 그런 연기는 극 안에서 튀지않게 물 흐르듯 연기하는게 가장 힘들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게 했죠."
힘든 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절벽신의 장소는 위험해서 통제구역이었어요. 허가를 받고 들어가긴 했지만 위험해서 와이어를 매고 연기했죠."
'올레'는 40대 '아재' 감성을 건드리는 영화다. "마흔이 되면 더 편해질줄 알았는데 더 어럽고 조심스러워지잖아요. 약해지는 지점도 생기고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에요. 현실을 탈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먹고 살아야하는 마음도 있고요. 사람은 항상 일탈을 하고 싶은데 자제하잖아요. 그런데 수탁을 연기하는 저에게는 자제하지 말라는데 얼마나 재미있게 했겠어요.(웃음)"
박희순은 '신세계'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 'VIP'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VIP'는 아직 모든 것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장동건과 박희순에 김명민까지 'VIP'는 영화 관계자들에게도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 됐다.
최근 1000만 관객이 한국 영화계에 자주 등장하면서 박희순도 흥행에 대한 기대가 있지 않을까. "아마도 특별출연으로 잠깐 나온 작품이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 같아요. (웃음) '밀정'에 특별출연했거든요.(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