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수목극 '원티드'가 종영했다.
18일 방송에서는 정혜인(김아중)이 아들 현우를 되찾고 방송 '원티드'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SG그룹이 만든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피해를 입은 이들은 '원티드' 생방송에 출연해 진실을 규명하려 했다. 그러나 SG 함태섭(박호산)은 정황 증거와 증인들이 속속 등장했음에도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에 검거될 때조차 "수사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느냐"며 뻔뻔한 모습을 유지했다. 결국 SG그룹의 죗값을 받아내는데에는 실패한 모양새로 극이 마무리 된 것이다.
이처럼 '원티드'는 지극히 현실적인 설정과 촘촘한 전개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데 성공했다. 현실에서도 '슈퍼갑'은 바뀌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한 채 유유히 법망을 피해나간다. 서민들은 그런 이들에게 극한 분노를 느끼지만 정작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게 현실이다. 법은 가해자, 피해자를 떠나 가진 자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원티드' 역시 SG그룹 함태섭이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을 예상하게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울림이 있었다. 차승인(지현우)는 "함태섭이 법의 망을 피해가도 우리는 해야할 것을 해야한다"고 의지를 꺾지 않았다. 정혜인 역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었거나 관련된 사실을 아시는 분들은 제보해주시길 바란다"며 싸움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개미들의 힘을 모아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자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극의 완성도도 높았다. '원티드'는 한회 한회 진행될 때마다 범인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모두가 수상해 보였고 범인으로 보였다. 그리고 정혜인이 범인이 남긴 미션을 풀어나가면서 한명씩 용의선상에서 배제되는 구성으로 극을 풀어가 긴장감을 높였다. 그리고 범인의 정체가 최준구(이문식)라는 것이 공개된 뒤에는 사회고발형 드라마로 분위기를 전환, 끝까지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싸인', '신의 선물-14일' 등 스릴러 장르로 톡톡한 재미를 봤던 SBS에서 선보인 가장 현실적인 스릴러물이었던 셈이다.
배우들의 연기에는 이견이 없었다. 엄태웅 이문식 등 한명한명 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김아중도 마찬가지. 초반에는 연기력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아들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배우의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원티드' 후속으로는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와 재벌남이 생계형 기상 캐스터를 만나 펼쳐나가는 질투유발 양다리 로맨틱 코미디 '질투의 화신'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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