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40)은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성적, 사람됨됨이, 팬들의 사랑이 묻어나는 다양한 별명. 국민타자, 바른생활 사나이, 라이언킹, 승짱, 그리고 기록의 사나이. 어느덧 프로 22년을 줄기차게 달려온 이승엽의 발걸음은 가는 곳마다 기록 이정표가 되고 있다.
이승엽은 19일 수원 kt전에서 또다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팀이 6-0으로 앞선 2회초 상대 선발 정대현을 상대로 9-0으로 달아나는 홈런을 때렸다. 2사 1,2루에서 초구 바깥쪽 낮은 직구(133㎞)를 흘려보내지 않고 가볍게 밀어쳤는데 125m 대형홈런으로 연결됐다. 3회말 kt가 3점을 따라붙어 이 홈런의 가치는 경기흐름에 매우 중요했다. 이승엽은 전날 9회초 596호를 기록한 바 있다. 시즌 22호포로 이틀 연속아치, 연타석 홈런이 됐다.
삼성라이온즈 구단은 이승엽의 홈런볼 이벤트를 595호부터 진행하고 있다. 볼을 잡은 관중을 찾아가 볼에 공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이날 이승엽은 1회 희생플라이로 2회 3점포, 9회 1타점 2루타로 5타점을 더해 개인통산 타점을 1386개로 늘렸다. 역대 2위 기록인데 1위는 양준혁(전 삼성, 해설위원)으로 1389타점이다. 역대 최다타점기록에 '-3' 차로 다가섰다.
이미 이승엽은 홈런에서는 지난해 KBO리그 400홈런을 돌파하는 등 전무후무할 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다안타는 1983개로 8위다. 양준혁의 최고기록(2318개)까지는 갈길이 멀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기로 못박고 있어 경신은 불투명하다. 이승엽의 모든 기록은 일본에서의 8년이 빠져 있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2011년까지 8년을 뛰었다. 타자로서 최전성기인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을 보낸 셈이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159홈런에 439타점, 686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이를 더한다면 이미 국내프로야구 각종 타격기록을 모두 넘어서고도 남음이 있다.
한일통산 600홈런은 KBO공식 기록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자체 홈런이벤트를 갖고 있다. 이승엽은 "한일통산 600홈런은 개인적으론 기쁘지만 공식 기록이 아니어서 무덤덤하다"고 말한다. 이승엽은 개인적으로 2000안타에 의미를 두고 있었는데 올시즌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2000안타와 함께 최다타점기록 경신도 목전에 두고 있다. 수원=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