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가 확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서 맞아야 나오는 홈런은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강정호는 17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14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최근 4경기에서 3홈런, 4경기 연속안타 행진이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결승홈런이었다. 강정호 개인으로도 기쁘고, 팀으로도 반가운 결정적인 아치였다. 강정호는 이날 5번 3루수로 선발출전 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프 사마자를 상대했다. 강정호는 1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내야 병살타로 최악의 결과를 맛봤다. 4회초 두 번째 타석 역시 내야땅볼, 6회 세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3-3으로 팽팽하던 8회초 1사후 1루주자 맥커친이 2루 도루를 감행하다 비명횡사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2사 주자없는 상황. 절치부심, 타석에 선 강정호는 샌프란시스코 불펜 데릭 로의 95마일 빠른볼을 받아쳐 중월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샌프란시스코 AT&T파크를 완벽하게 반으로 쪼개는 홈런이었다.
이로써 강정호는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15홈런에 1개차로 다가섰다. 최근 개인적으로 불미스런 일에 휘말렸고, 엎친데덮친격으로 타격슬럼프까지 와 이중고에 시달리던 강정호였다. 다시 활기넘치는 방망이를 되찾은 듯한 느낌이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며칠간 강정호의 부활을 자세히 소개했다. MLB닷컴은 17일 경기에 앞서 "강정호가 두달여 이어진 슬럼프를 극복하고 있다"고 했다. 강정호 본인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강정호를 묵묵히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강정호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빠른 볼에 강점이 있는 선수고, 밀어때려 우중간, 우측으로 장타를 날리고 있는데 이 역시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날 홈런도 바깥쪽으로 형성된 강속구였다. 강정호는 부담없이 방망이를 밀어 때리는 스윙을 했고, 스윗스팟에 맞은 볼은 생각보다 멀리 쭉쭉 뻗어나갔다.
이날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홈런으로 4-3으로 리드를 잡았다. 피츠버그는 9회말 1사 2,3루의 절체절명 위기를 맞았으나 내야플라이, 2루수 땅볼로 실점을 막고 3연승 신바람을 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