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인조 혼성그룹 '악녀 클럽'으로 데뷔한 가수 전진희(마이진)가 제37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서양화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해 화제다.
전진희는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회화 2부(서양화 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등단 신고식을 마쳤다.
한국현대문화미술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현대미술대전은 국내 대표적인 현대미술 시상식이다. 회화(한국화, 양화, 비구상)와 공예(전통, 현대), 서예, 문인화, 전서각, 조소 등 현대 미술 전 부문에 걸쳐 대상과 우수상, 특별상, 장려상, 특선, 입선 등을 가린다.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갈 유망 신예 작가를 배출하는 등용문으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전진희는 회화 2부에 해당하는 (서)양화 부문에서 출품작 '연못'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전진희는 지난 2008년 40대 싱글맘으로 가수에 도전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SBS '스타킹'에 출연해 174cm에 20대 못지 않은 몸매를 자랑하며 '40대 몸짱'으로도 인터넷에서 커다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 실패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시간을 갖던 전진희는 이를 극복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초등학교 시절 익혔던 미술을 다시 시작했다.
전진희는 "지치고 힘들 때마다 그림은 제 삶에 큰 위안이 되어주었다"면서 "우연히 작품을 본 지인이 재능을 살려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게 돼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첫 개인전을 열었고, 이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진희는 "큰 상을 받아 가슴이 너무 벅차서 잠을 이루기가 힘들다"며 "꿈을 다시 꾸며 시작한 도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삶의 의욕을 모두 잃은 저에게 그림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실오라기같은 한 줄기 빛이 되었고 제 2의 꿈과 희망을 키우게 되었다"면서 "30~50대 주부들과 싱글맘들에게도 이런 저를 보며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