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은 모든 운동선수의 꿈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이고,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고 한다. 나 역시 목표를 높이 잡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
손연재(22·연세대)의 출사표였다. 리듬체조 사상 첫 메달 꿈을 안은 손연재가 한국 선수단 중 마지막으로 리우에 입성했다. 손연재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갈레앙 공항에 도착했다. 손연재는 입국 인터뷰에서 "이제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컨디션 조절 잘하겠다. 집중해서 열심히 준비해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연재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5위를 기록하며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을 일궈냈다. 가능성을 보인 손연재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선수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꿈'이라는 원대한 목표 달성을 위해 '4년 프로젝트'를 묵묵히 견뎠다. 땀으로 얼룩진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다. 세월의 속도만큼 손연재도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 아시아 선수권대회 1위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올 시즌에는 6개 대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며 기복 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5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6차 월드컵에서는 전 종목에 걸쳐 시상대에 올랐다.
마무리 훈련은 4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지난달 2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손연재는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리타 마문 등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전에 출전하는 러시아 대표 선수들과 함께 실전 같은 훈련을 소화했다. 2011년부터 러시아에서 기량을 키운 손연재는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도 러시아 대표팀과 마무리 훈련을 함께 했다. 훈련 강도는 높았다.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으로 나눠 총 6시간 동안 연기력 다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저녁에는 체력훈련과 물리치료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손연재는 "일단 브라질 현지에서 훈련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두번째 올림픽을 맞이하는 손연재는 후회없는 경기를 약속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무대 자체가 한번 해봤다고 해서 두 번째가 쉽고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말 큰 무대고, 모든 선수가 이 무대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왔다. 저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리우에 입성한 손연재는 곧바로 선수촌으로 향한 뒤 다음 날부터 하루 두 차례씩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상파울루부터 리우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손연재측 관계자는 "이미 루틴은 정해져 있다. 현지 상황과 컨디션을 고려해 스케줄을 짤 것"이라고 했다. 손연재도 "브라질 현지에서 연습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다"며 "올림픽이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인 만큼 실수 없이 깨끗하게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이제 결전까지는 단 3일 남았다. 손연재는 20일 예선, 21일 결선을 치른다. 과연 손연재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리우올림픽을 바라보는 눈과 귀과 손연재에 쏠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