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루이스 핀투 감독의 꾀에 당했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0대1로 패했다. 한국은 시종 경기를 압도했지만 심리전에서 말렸다. 상대의 두터운 수비벽을 넘지 못하고 역습 한방에 무너졌다. 핀투 감독이 짜놓은 덫에 그대로 말려들었다.
스타가 없는 온두라스가 아르헨티나를 넘어 8강까지 진출한데는 핀투 감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콜롬비아, 페루, 온두라스 등에서 감독생활을 역임한 핀투 감독은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를 사상 첫 8강으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당시 코스타리카는 선수비 후역습을 앞세운 견고한 축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8강에서 네덜란드에 아쉽게 패했지만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핀투 감독은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온두라스 지휘봉을 잡은 핀투 감독은 팀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특유의 선수비 후역습으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가 포진한 D조를 넘었다. 핀투 감독은 이번 대회가 연령별 대회라는 점을 감안 심리전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전을 앞두고도 "한국이 수비적으로 변했다. 한국을 모두 파악했다"며 자극했다. 한편으로는 한국 취재진에 "한국의 와일드카드가 누구냐"며 심리전을 펼쳤다.
핀투 감독의 능수능란한 심리전은 경기 중에도 계속됐다. 계속해서 한국을 자극했다. 터치라인에서 선수들에게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라"며 끊임없이 주문했다. 언젠가 찾아올 한번의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온두라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1-0으로 리드를 잡은 뒤에는 적절한 침대축구로 한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쉬운 패배였다. 결국 '여우' 핀투 감독에게 당한 셈이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