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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온두라스전]4강 좌절 신태용호, 침대 축구에 두 번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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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두 번 울었다.

신태용호는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에서 0대1로 패했다.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렸던 신태용호의 도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패배보다 더 큰 아픔을 겪었다. 온두라스의 경기 태도다. 온두라스는 후반 14분 선제골을 뽑은 뒤 노골적으로 경기를 지연했다. 로사노가 후반 20분 정승현과 공중볼 경합 뒤 쓰러졌다. 접촉 부위와 전혀 다른 옆구리를 쥐고 일어나지 않았다.

온두라스는 스로인, 골킥 등 각종 상황에서도 경기를 속행하지 않고 드러내놓고 지연 행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온두라스의 골키퍼 로페즈가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볼 보이가 던져준 공을 다른 곳으로 차기도 했다.

심리적으로 말린 한국.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이은 슈팅들이 모두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더욱 다급해졌다. 온두라스는 이 점을 노렸다. 중동팀 못지 않은 뻔뻔함이었다.

교모한 신경전도 걸었다. 아코스타가 후반 27분 아웃라인 부근에서 박용우를 자극했다. 박용우가 거칠게 아코스타를 밀어 경고를 얻었다. 후반 32분에는 가르시아가 뚜렷한 신체접촉 없이 쓰러져 경기 진행 흐름을 끊었다. 이어 로사노가 오프사이드 판정 후 공을 잡고 돌려주지 않았다.

이날 온두라스 비매너의 백미는 후반 39분에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퀸토는 동료가 쓰러졌다며 손으로 제스처를 취한 뒤 속도를 붙여 돌파했다. 그대로 페널티박스까지 달고 들어가 왼발 슈팅까지 때렸다. 슈팅은 구성윤에게 막혔다. 그런데 이후 퀸토가 쓰러진 뒤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침대 축구였다.

그렇게 90분이 지났다. 종료 휘슬이 울렸다. 열정과 청춘의 무대 올림픽. 온두라스의 침대 축구가 녹색 그라운드를 검게 물들였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