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과 후안 마타. 기묘한 기류 속에 있는 두 사람의 관계가 본머스에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무리뉴 감독은 14일 본머스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마타를 선발로 출전시켰다.
영국 현지는 여기에 주목했다. 6일 전 사건이 시발점이었다. 레스터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 무리뉴 감독은 후반 18분 마타를 교체투입시켰다. 그리고 2-1로 이기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다시 마타를 뺐다. 교체로 넣은 선수를 다시 빼는 것. 축구계 불문율 중 하나다. 선수 본인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수 있다. 맨유는 2대1로 승리했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마타를 다시 교체한 것은 좋지 못한 행동"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끌고 싶었다. 막판 상대는 롱볼로 나올 것이 뻔했다. 그래서 키가 작은 마타를 뺀 것"이라고 변호했다.
영국 현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무리뉴 감독과 마타의 예전 악연 때문이다. 2011년 마타는 첼시에 왔다. 에이스가 됐다. 마타의 창조적 플레이 덕분에 첼시는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했다. 마타는 2년 연속 첼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2013년 6월 마타는 추락했다. 무리뉴 감독 부임 후였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가담이 좋은 2선 자원을 좋아한다. 마타는 역습과 수비 가담 능력이 부족했다. 마타는 오스카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줬다. 2014년 1월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의 마타는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그렇게 맨유에서 행복한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무리뉴 감독이 부임했다. 호사가들의 눈이 둘 사이에 모이는 사이 '커뮤니티실드 사건' 터지고 만 것이다.
본머스전 마타 선발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무리뉴 감독의 메시지다. 팀 전체를 안정적으로 꾸리기 위해서는 논란을 없애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마타를 선발로 넣음으로 '둘 사이에 아무런 불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동시에 마타를 시험대에 올렸다. 마타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무리뉴 감독은 그를 내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아직 여름 이적 시장이 열려있기 때문. 칼을 쥐고 있는 무리뉴 감독의 승부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타는 골을 기록했다. 그것도 마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전방 압박에서였다. 다소 고전하던 전반 40분. 2선에서 롱볼이 올라왔다. 본머스 수비수는 볼을 잡은 뒤 백패스했다. 하지만 짧았고 압박하던 마타가 이를 낚아챘다. 슈팅이 골키퍼 맞고 나왔다. 운좋게도 다시 수비수를 맞고 마타 앞으로 왔다. 마타는 가볍게 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을 시작으로 맨유는 본머스의 골문을 맹폭했다. 후반 들어 웨인 루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추가골을 넣었다. 맨유 승리의 물꼬를 튼 선수는 분명 마타였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30분 마타를 불러들였다. 마타를 위해 직접 물병을 준비하기도 했다.
과연 어떤 의미의 물병이었을까. 여름 이적 시장 종료까지는 아직 보름이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