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2선 공격라인이다.
손흥민(24·토트넘) 류승우(23·레버쿠젠) 권창훈(22·수원) 문창진(23·포항)등이 수시로 임무교대를 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발산한다. 피지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선 류승우가 '가장'이었다. 3골-1도움에다 2개의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8대0 대승을 이끌었다.
독일과의 2차전(3대3 무)에선 손흥민이 천금같은 동점포로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지막 퍼즐은 권창훈이었다. 그는 피지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렸지만 우리가 알던 권창훈이 아니었다. 부상 후유증 탓인지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몸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지만 이내 "썩 좋은 몸상태는 아니다. 아직 100%가 아니다"라고 했다.
8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3차전, 권창훈이 해결사였다. 후반 32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끌고 들어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다 같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하다보니 찬스가 나왔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독일이 피지를 10대0으로 대파해 한국은 멕시코와 비길 경우 조 2위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2위가 되면 8강에서 난적 포르투갈을 만나야 한다. 팀의 진로를 바꿔놓은 권창훈의 천금같은 결승골이었다.
'빵훈이' 권창훈이 살아났다. 골도 골이지만 플레이의 질도 달라졌다. 볼이 발밑에서 놀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겼다. 개인기를 앞세운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도 몇 차례 나왔다. 권창훈은 결코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신태용 감독은 피지와 독일전에서 오른쪽에 세웠던 권창훈을 멕시코전에서는 섀도 스트라이커에 포진시켰다. 권창훈은 믿음에 화답했다.
손흥민 류승우 권창훈이 기복없이 모두 제몫을 할 경우 두려운 상대는 없다. 무아지경이다. 신 감독이 "공격에선 어떻게든 득점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우올림픽 축구는 이제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태용호의 8강전 상대는 온두라스다. 권창훈은 "4개국 친선대회를 뛰지 않아 상대를 잘 알지 못하지만 비디오 분석을 통해 온두라스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