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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함틋', 김우빈X수지 못만나는 고구마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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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5분을 향해 달린다.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가 멜로 드라마의 신기원을 쓰고 있다. 시청자들이 멜로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남녀주인공의 케미다. 때로는 달달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연애 세포를 살려내고, 때로는 애잔한 장면으로 눈물샘을 쏙 빼놓는 그런 말랑한 기운을 기대하며 멜로 드라마를 시청한다. 그런데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러한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행보로 묘한 밀당을 하고 있다.

10일 방송된 11회가 딱 그랬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준영(김우빈)과 노을(배수지)이 계속해서 엇갈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노을은 최현준(유오성) 살인미수혐의로 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됐다. 그는 신준영이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 상상을 했지만 신준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시각 신준영은 모친 신영옥(진경)에게 노을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최현준이라는 사실을 털어놓는 한편, 최현준을 찾아가 "다시는 만날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선포했던 것이다. 혐의 없음으로 풀려난 노을은 직접 신준영을 찾아나섰지만, "널 볼 생각하면 딱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더라"라는 남궁 대표(박수영)의 말을 듣고 돌아섰다. 그리고 동생과 함께 한국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라마 시작 50분이 넘어가도록 남녀주인공이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붙여만 놔도 비주얼 화보를 찍는 김우빈과 수지인 만큼 둘의 러브신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기약없는 만남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만나는 꿈 속 장면 5분을 위해 인내의 시간을 보낸 셈이다. 이처럼 '함부로 애틋하게'는 멜로드라마이지만 유독 남녀주인공의 만남과 러브신에는 야박한 인정을 보여주고 있다. 무채색이었던 신준영의 집안에 레드 컬러가 많아졌다는 것으로 사랑이 시작됐음을 알린 것 외에는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대신 주변 인물들에게 힘을 주는 기이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이경희 작가가 가혹한 사랑을 그려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고 후반부에 포텐을 터트리는 시그니처 작풍을 보여왔다고는 하지만, 스피디한 전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하고 진부한 노릇이다. 멜로 드라마답게 빨리 김우빈과 배수지가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고구마 전개에 '함부로 애틋하게'의 시청률은 또다시 하락했다. 이날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는 7.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8.1%)보다 0.2% 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자 자체 최저 기록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W-두개의 세상'은 지난 방송분(12.2%)보다 1.6% 포인트 상승한 13.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