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하정우가 '열일'하고 있다. '아가씨'로 호평 받은 하정우가 다시 '터널'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터널'에서 하정우는 터널이 무너져 홀로 극한 상황에 빠진 이정수 역을 맡아 특유의 유머 섞인 털털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원래 내가 나오는 영화는 여러번 보기 힘들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여러번 봐도 재밌는 것 같아요. 편집본을 두번이나 봤고 배급시사 때보고 VIP시사 때 또 봤는데 보면 볼수록 다른게 보이는 것 같아요."
'더테러 라이브'에 이어 두번째 '1인극'이다. "물론 혼자 이끌고 가는 작품은 더 부담이 크죠. 솔직히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더 테러 라이브'와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 시나리오 10페이지 넘어가니까 다른 영화라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어요. '더 테러 라이브'는 정말 갇혀서 혼자 있지만 '터널'은 외부에 오달수의 구출기도 있고 배두나의 감정연기도 있고, 좀 더 풍성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하정우' 표 유머는 '터널'에서 한껏 살아난다. "일단 재난 영화라서 극의 분위기를 깨지 않는 선에서 나와야 했죠. 개인기를 했다기 보다는 상황이주는 코미디예요. 코미디를 노리고 연기를 했다면 아마 재미가 덜 했을걸요. 상황에 좀 더 집중하고 그 상황에 맞는 것을 보여줄려고 노력했어요. 코미디를 조절해야하는 부분이 많아서 감독님과 그 부분도 상의를 많이 했죠. '아가씨'에서 제가 '터널'처럼 해버리면 분위기를 깨드리는 거죠. 여기는 아주 작은 공간들이 주어졌고 영화의 분위기나 감독님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아서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지문만 있었단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는데 줄줄이 지문만 보이더라고요.(웃음) 배우 입장에서는 '뭔가 채워져야하는데'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감독님과 얘기할 때 '현장에서 상황을 보고 해볼게요. 감독님이 조율해주세요'라고 했어요. 살아난 부분도 많고 삭제된 부분도 많아요."
하정우는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혼자 살아남는 주인공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찾아봤다. "'마션'에서 맷 데이먼이 혼자 고립되서 정말 힘들고 외로운 상황이잖아요. 그럴 때 재미를 주는 것이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죠. 그것 처럼 '터널'의 정수가 몰을 마시고 케이크를 먹는 장면이 관객들이 흥미를 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션' 말고도 '캐스트 어웨이' '127시간' '올 이즈 로스트' 같은 영화들을 다시 본 것 같아요. 그런 작품들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