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이 확실했다.
이찬동(23·광주)은 11일(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3차전(1대0 한국 승)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서 시작했다. 신태용호는 멕시코전에 이창민(22·제주) 박용우(23·서울)를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앞선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장현수(25·광저우 부리)가 중앙 수비로 보직을 옮긴 데에 따른 선택이었다. 새로운 시도이기도 했다. 신태용호 투 볼란치는 이찬동 박용우 조합인 경우가 많았다.
이찬동이 없던 중원. 불안했다. 이창민은 수비 기여가 적었다. 압박이 헐거웠다. 때문에 멕시코 2선이 자유롭게 움직였다. 구티에레스, 곤살레스를 필두로 멕시코 공격 자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자 박용우는 더욱 내려앉았다. 그 결과 공수 간격이 벌어지게 됐다. 멕시코는 더 여유를 가지게 됐다.
일방적으로 밀렸던 한국. 다행이 실점은 없었다.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이어진 후반. 신태용 감독이 이른 시간 결단을 내렸다. 후반 9분 이창민을 빼고 이찬동을 투입했다.
교체로 들어간 이찬동. 그라운드를 밟자 마자 활발히 뛰어다녔다. 멕시코 선수들을 그냥 보내는 법이 없었다. 터프하게 부딪히며 거칠게 몰아 세웠다. 후반 22분에는 멕시코 역습 상황서 위협적인 돌파를 하던 로사노에 몸을 날렸다. 경고와 맞바꾼 헌신적인 수비였다.
이찬동이 중원에서 싸움을 벌이니 수비라인에 숨통이 트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공세를 펼치던 멕시코도 지쳤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2분 권창훈(22·수원)이 호쾌한 왼발 슈팅을 꽂아 넣으며 멕시코의 숨통을 끊었다. 1대0. 신태용호가 올림픽 무대 최초로 조 1위 토너먼트 진출 위업을 달성했다. 분수령이자 위기였던 멕시코전. '싸움닭' 이찬동이 있기에 가능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