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점대 쏜 것이 오히려 정신을 깨워줬던 인생의 한 방이었다,"
'사격의 신' 진종오(37·KT)의 올림픽 사격 사상 최초 3연패는 대역전 드라마였다.
진종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벌어진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193,7점을 기록, 올림픽 기록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2년 런던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수확한 진종오는 올림픽 단일 종목에서 3연패를 달성한 최초의 선수로 등극했다.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살짝 보인 진종오는 믹스트존(취재공동구역) 인터뷰에서 "정말 메달을 따내지 못할 줄 알았다. 6점대 쏜 것이 오히려 정신을 깨워줬던 인생의 한 방이었다. 6점대를 쏜 이후 정신차리고 후회 없는 올림픽을 하고 싶어서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6점대를 맞춘 것은 긴장보다 조준 자체가 잘못됐다. 이후 수정해서 했던 것이 잘 됐다"고 덧붙였다. 또 "속으로 스스로에게 욕도하고 자책했다. 그러나 자주 나오는 점수이기도 하고 전화위복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진종오의 마음가짐은 하나였다. '진종오처럼 총 쏘자'였다. 그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훈련했다. 내가 메달을 따내려고 따지는 것도 아니고 힘도 많이 들어갔다. 이날은 여태껏 했던 것처럼 '진종오처럼 총 쏘자'란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강한 집중력은 대역전 드라마의 원동력이었다. 진종오는 "이날 떨어질 줄 알았다. 끝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3위 됐을 때 마음이 안심이 되더라. 국제대회를 오래 하면서 3등이구나 하면 3등으로 끝나더라. 자만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집중하자라는 마음으로 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사격 사상 최초 3연패에 대한 부담은 진종오를 계속 짓눌렀다. 그는 "사격을 하지 않고 싶을 만큼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을 위해 보여주는 사격이 아닌 나를 위한 사격을 했다. 10m에서도 보여주려는 사격이 실수였던 것 같다. 최선을 다하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