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한국 수영의 미래를 짊어진 '기대주' 안세현(SK텔레콤)이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안세현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아쿠아틱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수영 여자 접영 200m 예선 2조에서 2분08초42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최종 결과 전체 13위에 오르며 상위 16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접영 100m에서도 준결승 무대를 밟았던 안세현은 2연속 준결승에 오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준비된 선수다. 초등학교 때 수영을 시작한 안세현은 울산 효정고 1학년 시절이던 2011년 전국체전에서 59초32를 기록, 생애 처음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기대를 모았다. 무럭무럭 성장한 안세현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그는 4월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일반부 접영 50m·100m·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접영 50m에서는 예선에서 26초62, 결선에서 26초30을 기록하며 하루에만 두 차례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접영 100m에서도 57초61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인어공주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안세현은 리우 대회를 앞두고 손가락을 다쳤다. 그는 5월 훈련 중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다쳐 한 달여 동안 재활에 몰두했다. 이를 악물고 버틴 안세현은 7월에 열린 호주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접영 100m(58초50)와 200m(2분09초56)에서 각각 2위를 기록하며 실력을 발휘했다.
쉼 없이 물살을 가른 안세현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출발 선상에 선다. 바로 올림픽 결선 진출이다.
지금껏 한국 수영에서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은 것은 단 두 명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남유선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사상 첫 결선에 오르며 신호탄을 쐈다. 뒤이어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목에 걸며 정점을 찍었다. 이제 안세현은 선배들의 뒤를 이어 한국인 세 번째로 올림픽 결선 진출에 도전한다.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다. 안세현은 접영 100m 준결승에서 전체 10위에 머물며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0m에서도 상위 16명 중 13위로 아슬아슬하게 준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결과는 아무도 모르다. 특히 안세현에게는 특유의 악바리 근성이 있다. 박성원 대표팀 감독이 안세현을 두고 "인내심과 끈기가 좋은 선수"라고 칭찬할 정도다.
그동안 한국의 수영 역사를 갈아치우며 미래로 성장한 안세현은 또 한 번 희망을 향해 달린다. 희망을 실은 안세현의 도전은 10일 오후 10시 시작한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