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 전 선수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브라질 전역에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 때문이다. 소두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브라질에 또 다른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은퇴 바이러스'다. 박수 받을 때 떠나려는 것일까. 최초 발생지는 나이지리아다. 축구 남자대표팀을 이끄는 삼손 시아시아 감독(49)이 8일(이하 한국시각) 스웨덴전 1대0 승리 후 은퇴 의사를 밝혔다. 분위기는 좋았다. 비행기 티켓 문제로 늦게 입국했지만 일찌감치 8강에 올랐다. 잔치 분위기일텐데 왜 은퇴를? '열정 페이'가 문제였다. 5개월 간 급여가 체불됐던 것. 올림픽은 열정과 패기의 무대다. 그래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5개월은 좀 심했다.
○…바이러스는 콜롬비아로 번졌다. 역도스타 오스카 피게로아(33)에게 옮겨갔다. 피게로아는 9일 은퇴 선언을 했다. 남자 62kg급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다. 합계 318kg(인상 142kg, 용상176kg)을 들어 세계 최정상에 오른 피게로아. 그는 우승 확정 후 신발을 벗고 한참 울었다. 역도와 작별한다는 의미였단다. 피게로아는 콜롬비아 역대 세 번째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박수칠 때 떠났다. 빠르게 번지고 있는 은퇴 바이러스. 다음 감염자는 누구일까?
○…성공했을 때 떠난 피게로아를 본받아야 할 이들이 있다. 브라질의 강도 이야기다. 5일 호주 매체 기자가 4500만원 상당의 카메라를 도난당했던 사연이 공개된 적이 있다. 당시 보도용 조끼도 함께 사라졌다. 범인의 행방이 묘연했다. 그렇게 완전 범죄가 되는 듯 했다. 덜미가 잡혔다. 페루,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국적의 3인조였다. 이들은 범행 다음날인 6일 훔친 보도용 조끼를 입고 양궁 경기장 침입을 시도했다. 한 번도 안 해본 일을 하려니 얼마나 어색했을까. 수상히 여긴 경비원이 입장을 막고 신고했다. 결국 체포됐다. 역시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강도만 체포되는 게 아니다. 선수도 잡혀간다. 물론 죄를 저질렀을 때 말이다. 나미비아의 '얼굴 마담'이 경찰서에 끌려갔다. 주인공은 바로 나미비아의 올림픽 개회식 기수이자 복싱 라이트웰터급 선수인 조나스 주니우스(22)다. 죄목은 성추행이다. 선수촌 여직원에게 끈적하게 접근했다. 돈도 주겠다고 했다. 피해자의 경찰 신고로 조나스는 9일 경찰에 구금됐다. 본능을 이기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한 조나스. 올림픽을 준비한 지난 4년은 어떻게 버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