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블랙 화요일'이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9일(한국시각) 한국 선수단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메달 후보들은 줄줄이 무너졌고, 구기 종목은 모두 패했다. 깜짝 스타마저 등장하지 않아 단 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특히 남자 유도 73㎏급 안창림(22·수원시청), 여자 57㎏급 김잔디(25·양주시청),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김지연(28·익산시청)에게 기대했던 3개의 금메달이 허공으로 날라갔다. 이날 양궁장을 찾았던 정몽규 선수단장도 "첫 날 잘되는 것 같더니 오늘은 좀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10-10'이다. 10개 이상의 금메달로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반 레이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진종오(37·kt)가 10m 공기권총에서 노메달에 그쳤고, '어벤저스'로 불리며 사상 최강의 대표팀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도는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27)은 결선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남녀 단체전을 석권한 양궁만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분명 초반 계산과 어긋난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10-10'의 불씨는 살아있다. 일단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궁 남녀 개인전이 남아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절정에 달해 있어 한국 양궁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을 석권할 가능성이 높다. '사격의 신' 진종오가 주종목 50m 권총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진종오가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한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펜싱에서 남자 사브르 구본길과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15일부터는 '효자종목' 레슬링과 태권도가 출격한다. 레슬링은 크레코로만형 75㎏급 김현우(28·삼성생명)와 66㎏ 류한수(28·삼성생명)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다섯 체급이 출전한 태권도도 무더기 금을 노리고 있다. 런던올림픽 은메달의 한을 풀려는 남자 68㎏급 최강자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을 필두로 남자 58kg급 김태훈(22·동아대)과 여자 49kg급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 등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112년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돌아온 골프에서도 금빛샷이 기대된다. 배드민턴도 2개의 금메달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남자복식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1·수원시청)조와 혼합복식 고성현(29·김천시청)-김하나(27·삼성전기)조가 기대를 모으는 후보다.
포기는 아직 이르다. 리우올림픽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