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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숙 대한배구협회장 후보, 첫 여성 배구 대통령 되기에 부족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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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권에는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이 역사상 첫 여성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영국은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장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간 성 대결을 뛰어넘어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겠다는 대중의 요구가 투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한국에 배구가 보급된 지 100년째 되는 해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위기다. 수뇌부의 행정력이 상실된 지 오래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 기업인이 발벗고 나섰다. 주인공은 정은숙 JS강남웨딩문화원 대표(58)다.

서울시 생활체육배구연합회 초대 회장(2004~2006년)이었던 정 대표는 지난 4일 제38대 배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세 명의 입후보자 중 유일한 여성이다.

배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현 배구협회가 '개혁'을 넘어'개벽'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상이 처음으로 생겨 열린다는 뜻처럼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정 후보는 협회가 처한 현실을 직시,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가 그리는 청사진의 출발점은 '소통'과 '화합'이다.

정 후보는 낮은 곳에서 배구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예정이다. 특히 ▶유소년배구 활성화 및 전임 지도자 육성(KOVO와 공존) ▶우수지도자 선발 및 보조비 지급 ▶학연·지연·혈연으로 이뤄진 파벌조직 철폐 ▶팀 창단으로 인한 지도자 직업창출 극대화 ▶전국 시도 배구협회 임원, 대한배구협회 임원 및 이사진 저변 확대 ▶전국 배구지도자 편견 탈피 ▶정기적인 기술지도로 지도자들의 지도 향상을 위한 워크숍 추진 ▶선수 발굴을 위한 다양한 모집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배구인들에게 다가설 계획이다.

정 후보는 "보합대화(한마음으로 대화합을 이룬다)와 동심동덕(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치단결한다)을 강조해 파벌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협회를 하나로 묶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협회의 재정 건정성 확보는 정 후보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공약이다. 현재 협회는 대한체육회의 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텨나가고 있다. 정 후보는 "사비 출연과 인맥을 총동원한 사업 확장을 통해 협회 재정을 안정적으로 돌려놓겠다"고 전했다.

사욕은 내려놓았다. 정 후보는 오직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헌신과 봉사하겠다는 의지 뿐이다. 특히 배구인의 숙원사업인 '배구전용체육관 건립'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배구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의 한 종목이다. 이에 걸 맞는 환경과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배구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열정을 쏟겠다"고 했다.

한국 배구에는 여성인 정 후보만 보여줄 수 있는 '모성애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세계가 여성을 택하고 있다. 강한 추진력과 다양한 수완을 갖춘 정 후보는 도덕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능력 면에서도 남성 후보들에 뒤지지 않는다. 정 후보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배구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