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준비한 저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기계체조 국가대표' 박민수(22)의 올림픽 감동 소감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박민수는 8일(한국시각) 생애 첫 올림픽을 마친 후 장문의 소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써올렸다.
박민수는 대한민국 체조계가 기대하는 차세대 스타다. 평행봉을 특히 잘하고, 마루, 링, 철봉, 도마, 안마 등 전종목을 고르게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잇달아 1위에 올랐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단체전 은메달에 기여했으며, 개인전 안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순수한 미소년의 얼굴에 체조선수에게 절대적 덕목인 포기하지 않는 근성, 성실성을 두루 갖췄다. 올해 미국 뉴저지에서 펼쳐진 월드컵에선 개인종합 7위에 오르며 올림픽 결선행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긴장한 탓인지 자신의 기량을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 예선에서 실수가 잇달았다. 개인종합에선 27위(85.266점)에 그치며 전체 24위까지 나가는 개인종합 결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3년 앤트워프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22위, 2015년 글래스고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18위를 기록한 박민수의 결승행 실패는 의외였다.
박민수는 SNS에 '최종 결과가 나왔는데 개인종합 결승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모두 당연히 들어갈 거라 생각했고 이런 적이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지만 제가 실수한 것이기에 탓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속상한 건 부정할 수 없네요'라고 썼다.
그러나 스물두살 창창한 체조선수는 좌절하지 않았다.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저의 체조인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니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성공을 향해 달려가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저는 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준비한 저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은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메달을 따든 못따든 우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올림픽이라는 세계 무대 위에 섰습니다. 각자의 속상함은 그 어떤 위로의 말로도 위로가 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 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저는 이제 이번 꿈의 무대를 가슴에 새기고 다음 꿈의 무대를 위해 나아갈 것이고 꼭 빛날 것입니다 기억해 주세요'라는 말로 첫 올림픽 소감을 마무리했다. 첫 올림픽 무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청년은 진정한 올림피언이었다. 하룻만에 4000명 가까운 네티즌들이 '좋아요'로 뜨거운 공감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