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비겨도 8강에 올라가지만 이기는 생각만 할 것이다."
신태용호의 든든한 와일드카드 석현준(25·FC포르투)의 당찬 포부였다.
석현준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2-2 동점이던 후반 42분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슬찬이 독일 문전 오른쪽까지 돌파해 연결한 크로스가 독일 골키퍼 티모 호른의 손에 맞고 굴절되자 문전 중앙에서 지체없이 득점으로 마무리 했다.
두 경기 연속 득점이다. 석현준은 지난 5일 피지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증명했다. 후반 24분 교체투입 돼 8분 만에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가르더니 후반 종료 직전에도 헤딩골로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중앙 뿐만 아니라 측면을 수시로 오가면서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분주한 움직임과 몸싸움 능력, 골 결정력 등 강점을 그대로 발휘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해 다잡은 승리를 놓친 한국은 또 다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멕시코에 최소한 비겨도 8강에 오를 수 있지만 무승부는 변수나 다름없다. 경기가 끝난 뒤 석현준은 "멕시코전은 이기러 갈 것이다. 비겨도 올라가지만 이기는 생각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전을 쉽게 치르면 8강에서 더 좋지 않은 경기를 할 것이란 느낌이 든다. 마음이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상황이 우리에게 좋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올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호 독일을 잡지 못한 것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석현준은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마지막에 실점한 것이 아쉽다. 경험으로 생각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결승골이 아쉽게 날아간 것에 대해서는 "물론 골을 넣어서 너무 좋았긴 했지만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식했다. 그래서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경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끝까지 해야 한다'고 계속 외쳤다"고 전했다.
석현준은 두 경기를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이유가 뭘까. 그는 "프리시즌 때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휴가 뒤에는 체코전 이후 훈련을 못하다가 대표팀에서 하려했는데 여건이 안됐다. 합숙와서 부상을 하고 일주일 정도 쉬어서 몸 상태나 컨디션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감독님이 일단 컨디션이 좋은 희찬이를 먼저 활용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쉬워도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니 어쩔 수 없다. 해가 되는 것보다는 동료들을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