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는 전통적인 올림픽 축구 강호다. 그런데 4일(이하 한국시각)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이지리아 선수단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이지리아는 당초 지난달 29일 브라질에 입국할 예정이었다. 납치라도 됐을까? 이유가 다소 황당하다. 나이지리아 축구협회가 표를 못 구했다. 입국 일정을 1일로 변경했지만 역시 티켓을 끊지 못했다. 급하게 2일 전세기를 빌렸지만 이마저도 전세기 임대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취소됐다. 네 번째 일정을 잡았다. 5일 오전 2시15분 브라질 마나우스에 도착하는 비행기다. 허나 이때는 일본과의 조별리그 B조 1차전 킥오프 약 7시간 전이다. 여장을 풀자마자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번에도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몰수패를 당하게 된다. 벌금도 내야한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뒤숭숭한 나이지리아다.
○…일본 체조스타 우치무라 고헤이(27)가 찰나의 순간 무려 5000달러(약 557만원)를 지불했다. 강도라도 만난걸까? 우치무라의 지갑을 턴 장본인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고였다. 발단은 이랬다. 최근 포켓몬고가 중남미 전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식을 접한 우치무라는 게임을 다운받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때까지 우치무라는 몰랐다. 살인적인 데이터 요금이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남자 체조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6연패에 빛나는 우치무라. 포켓몬고 덕분에 잊지 못할 올림픽을 맞이하게 됐다.
○…콘돔의 홍수다. 리우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무려 45만개의 콘돔이 선수촌에 배포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콘돔이 배포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다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 규모는 1만5000여명. 선수 1인당 약 30개의 콘돔을 사용할 수 있다. 엄청난 양의 콘돔이 배포된 이유? 남미에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소두증을 유발한다. 성관계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의 섬세한 배려(?) 덕분에 선수들은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올림픽은 지구촌 축제다. 그러나 정작 개최국 브라질 국민 절반 이상은 달가워 하지 않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두퀘 데 카이자스에서 올림픽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구호도 외쳤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으로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10세 소녀가 다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지난주에는 시위대가 성화 봉송자들을 공격해 불이 꺼질 뻔 하기도 했다. 축제와 시위, 양 극단을 달리는 리우의 현재다.
○…미국 농구대표팀 선수의 커밍아웃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델레 도네(27)다. 도네는 최근 패션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6월 동성 애인과 약혼했다고 밝혔다. 슈팅가드와 스몰 포워드를 겸하는 그는 미국의 떠오르는 에이스다. 지난해 미국 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사랑을 위해 용기를 낸 도네. 과연 동성 피앙세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줄 수 있을까.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