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8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윤효제 극본, 오진석 연출)의 자리를 꿰찬 신예 김주현이 돌연 여주인공에서 하차한다.
최근 복수의 연예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엽기적인 그녀' 오디션에서 뽑힌 김주현이 여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왔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전지현의 아성을 이을 새로운 로코퀸의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주현은 그동안 '엽기적인 그녀'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첫 주연에 대한 부담과 쏟아지는 팬들의 이목으로 고민에 빠졌고 결국 여주인공 자리에서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 현재 '주원의 그녀'가 될 배우를 찾기 위해 몇몇 A급 스타들에게 제안이 들어간 상태다"고 귀띔했다.
2001년에 개봉한 동명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까칠한 견우와 엽기적인 그녀 혜명공주의 로맨스를 다룬 청춘 사극이다. 일찌감치 남자주인공 건우 역으로 주원이 캐스팅된 상황. 내년 입대를 결정한 주원의 마지막 작품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엽기적인 그녀'는 국내 최초로 여주인공인 혜명공주 역을 오디션으로 선발해 관심을 끌었다. 실력파 신예들은 물론 대형 소속사의 신예들도 오디션에 나서 화제를 모은 것. 무려 1800대 1의 경쟁률이 나왔고 김주현은 박빙의 신예들과 경합에서 1위를 차지해 혜명공주로 선정됐다. 하지만 원작에 대한 부담감과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왕관을 내려놓게 됐다는 후문.
그런데 일각에서는 김주현의 자진 하차가 아닌 외압에 의한 하차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편성을 쥐고 있는 SBS가 신예 김주현을 반대했다고 보고 있는 것. 이미 많은 매니지먼트 실무자들은 '엽기적인 그녀' 여주인공 하차에 대해 '상도가 없다'며 대해 말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SBS는 초반 '엽기적인 그녀' 오디션 프로젝트에 호의적이었지만 막상 화제성에 있어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오디션을 탐탁지 않아 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인 만큼 톱스타를 주연으로 내세워 리스크를 줄이고 싶었고 이 때문에 막판에는 김주현의 캐스팅을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 편성에서 절대적인 '갑'인 SBS의 횡포에 제작사 래몽래인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SBS의 행태에 대해 많은 관계자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본지는 2주전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 결과 김주현은 최근 여주인공 자리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 지난달 29일 여배우 A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최근 '엽기적인 그녀'로부터 A에게 여주인공을 제안했다. 이미 김주현으로 여주인공이 확정된 작품이 우리에게 제안 들어와 많이 놀랐고 주변의 상황을 파악했는데 잡음이 있다고 하더라. 시놉시스를 받고 검토 했지만 아무래도 내부적인 문제가 부담스러워 고사했다. A 외에도 유명 여배우들에게 이 작품이 제안들어간 상태다. 다들 우리처럼 작품은 관심있지만 내부 잡음 때문에 출연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엽기적인 그녀' 측은 여배우 A를 비롯해 몇몇 여배우들에게 여주인공 자리를 제안한 상태. 일찌감치 여주인공 자리를 두고 김주현이 아닌 다른 안을 준비하고 있었던 정황이 확인됐다.
'엽기적인 그녀'의 여주인공 자리를 둘러싼 잡음. 본지의 밀착 취재가 시작되자 제작진은 지난 3일 오후 부랴부랴 김주현과 오진석 PD의 긴급 회동을 마련했고 이 자리에서 김주현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오 PD와 논의했다. 김주현에게 선택권은 단 두 가지. 혜명공주가 아닌 서브여주 정다연 역을 맡을지, 아니면 작품에서 완전히 하차할지다.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오 PD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이틀 안에 결정을 내려 상황을 정리할 예정이다. 제작사 래몽래인 측 관계자 역시 "현재 논의 중이다.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주현은 이변이 없는 한 서브 여주인 정다연 역을 맡아 '엽기적인 그녀'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정다연은 극 중 조정 최고 실권자 좌의정 정기준의 외동딸로 혜명공주의 연적이자 견우를 짝사랑하는 인물. 김주현은 여주인공인 혜명공주 대신 정다연으로 재정비돼 시청자를 찾지만 어쩐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한편, '엽기적인 그녀'는 오는 8월 말부터 촬영을 시작, 내년 상반기 한·중·일 동시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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