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대 위기다. 두산 베어스 셋업맨 정재훈이 오른팔 골절상을 입어 시즌을 접어야 할 상황이다.
정재훈은 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5로 뒤진 8회 마운드에 올랐다. 2사 1,2루, 박용택 타석이었다. 그러나 박용택이 친 타구에 오른팔을 강타당하고 곧바로 교체됐다. 두산은 "X레이 검진 결과 팔뚝 전완부 척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4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고 이후 수술 여부도 결정한다.
이로써 두산은 새로운 셋업맨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가뜩이나 불안한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가장 믿을만한 선수가 이탈했다. 정재훈은 올 46경기에서 1승5패 2세이브 23홀드로 홀드 부문 1위다. 타고투저 흐름 속에 평균자책점도 3.27로 준수하다. 그는 후반기 들어 주춤했으나 우타자 몸쪽에 붙이는 커터를 십분 활용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직구, 커브, 포크볼, 커터를 원하는 곳에 뿌렸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당초 두산은 이용찬(상무) 홍상삼(경찰)이 제대하면 정재훈, 이현승과 함께 필승조로 기용할 계획을 세웠다. 이용찬은 최근 밸런스가 아주 좋고 홍상삼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둘의 보직은 어느 정도 생각은 해 놓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 정재훈이 이탈하며 8월 한 달 버티는 게 중요해졌다. 홍상삼은 9월3일 제대하고, 이용찬은 9월21일에야 군복을 벗는다. 현 상황에서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일단 4일 함덕주와 강동연이 1군에 합류한다. 아직 1군 엔트리 등록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3일 정재훈 부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둘에게 통보했다. 원주고 출신으로 2013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함덕주는 2014년부터 불펜 중심 축으로 활약했다. 그 해 31경기에서 1승2홀드 4.44 평균자책점, 지난해에는 68경기에서 7승2패 16홀드 3.65의 평균자책점이다. 하지만 올 시범경기에서 좀처럼 밸런스를 찾지 못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이천에서는 한 동안 공을 잡지 않다가 최근 들어 투구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롯데 2군과의 경기에서 2⅔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일 삼성 2군과의 경기에선 2이닝 1볼넷 4삼진 무실점이다. 다만 직구 최고 시속이 베스트는 아니다. 142㎞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어 2~3㎞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강동연은 두산 2군 마무리다. 28경기에서 1승1패 13세이브, 1.49의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다. 유신고 출신의 그는 지난해까지 1군 출전 경기가 고작 2게임이었지만, 눈에 띄게 발전하며 올 개막 엔트리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당장 필승조에서 활약할 자원은 아니나 직구 스피드가 예년보다 5㎞ 이상 빨라져 시범 경기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전반기 팀 최대 약점을 정재훈의 호투로 감춘 두산이 남은 시즌 어떻게 불펜 운용을 할지 주목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