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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버린 한화 선발 실타래, 어떻게 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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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이다. 한 자리가 채워졌지만, 또 한 자리가 비게 된 형국. 지금 한화 이글스 마운드, 특히 선발 로테이션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화는 7월말 연이어 2명의 선발 투수들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송은범이 우측 어깨 근육 손상으로 7월22일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윤규진도 경기 중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면서 다음날 1군에서 빠졌다. 다행히 윤규진이 딱 10일을 쉰 뒤 2일 광주 KIA전에 컴백했는데, 이번에는 전천후 스윙맨 장민재가 다시 재활에 들어갔다. 장민재는 우측 팔꿈치 통증 때문에 3일자로 1군에서 빠졌다. 그는 송은범이 빠진 선발 자리를 메워줄 가장 유력한 대안이었다. 실제로 7월27일 대전 SK전에 선발로 나와 5⅔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최소 2주 동안, 그러니까 적어도 8월 중순까지는 장민재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한화에 또 다른 '부상 악령'이 찾아온 탓이다. 장민재는 우측 팔꿈치 주관절 외측부 통증으로 인해 3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바로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배영수의 1군 등록으로 향상됐던 한화 마운드의 전력은 장민재의 이탈로 인해 크게 약화됐다. 그만큼 장민재가 한화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5인 선발 로테이션' 가운데 2명의 선수를 잃은 셈이 됐다. 이미 빠져있던 송은범 뿐만 아니라 선발로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장민재까지 이탈했기 때문이다. 아직 한창 시즌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이런 문제는 심각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실타래는 칭칭 얽혔는데, 현재로서는 명확한 해법이 없는 듯 하다.

김성근 감독 역시 이런 부분에 관해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타이거즈 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잘 생각해봐야지"라고 했다. 문제가 불거진 선발 로테이션을 어떤 식으로 변경할 예정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원래 명확하게 답을 제시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일단 현재로서는 '서캠프-카스티요-윤규진-이태양'의 4인 로테이션은 확정이다. 이 가운데 4선발 역할을 기대했던 이태양은 3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내며 김성근 감독의 마음에 위안을 던졌다. 타팀 선수들 대부분이 체력 저하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에 올해 투구수가 많지 않은 젊은 이태양이 힘을 앞세운 승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4인 체제'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8월 중순부터는 기존 '3연전'체제가 아닌 '2연전'체제가 벌어진다. 팀의 이동거리가 늘어나고,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원활한 운용을 위해선 5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애초에 장민재가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 계획이 또 틀어졌다.

누구로 대안을 삼아야 할까. 일단 후보군은 꽤 있다. 심수창을 필두로 최근 2군에서 올라온 배영수와 김범수등이 선발 이닝을 소화할 준비가 돼 있다. 김 감독은 "그때그때 맞춰가야 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는 즉 후보군 중에 어느 한 명을 낙점하지 않고, 상대팀이나 팀 분위기에 따라 자유롭게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과연 이같은 김성근 감독의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