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 트윈스 팬들은 외야수 채은성(26)의 발전을 주목하고 있다. LG 야구가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선 채은성 처럼 한해가 다르게 경기력이 올라오는 선수가 우후죽순 처럼 나와야 한다는 바람을 얘기한다.
채은성은 2016시즌 LG 트윈스의 예비 '히트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2일 현재 타율 3할3푼1리, 9홈런 65타점이다. 타율 14위다. 팀내에선 박용택(0.337)에 이어 2위다. 또 출루율 3할8푼4리, 장타율 4할8푼3리에다 득점권 타율도 3할8푼1리로 높은 편이다. 최근은 중심 타선인 5번 타순에 주로 들어간다.
최근 마산구장에서 만난 그는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순천 효천고 출신인 채은성은 2009년 육성선수로 LG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2014시즌 중반부터 그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그러나 풀타임 주전 처럼 시즌을 치르고 있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는 "아직 시즌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해와 지금은 분명히 달라졌다. 타석에서 스윙이 간결하고 타이밍도 좋아졌다. 생각도 바뀌었다. 가끔식은 나도 놀랄 때가 있다. 내가 이렇게도 쳤다는 게 놀랍다. 노려서 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채)은성이가 지난 겨울, 수비 주루 보다 타격 훈련에 더 많은 힘을 쏟았다. 타격코치들과 열심히 연구했다.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어느 부분에 강점을 보여야 한다는 걸 알고 준비하는게 좋았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채은성의 강점으로 앞으로 LG 야구의 주축이 되기 위해선 강한 타격을 첫번째로 꼽았다.
채은성은 이미 지난 두 시즌을 통해 타구에 힘을 실어 장타를 칠 수 있다는 걸 입증해보였다. 체격 조건(키 1m86, 체중 92㎏)도 훌륭했다.
그는 지난 겨울배트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크게 돌아나오는 스윙 궤적을 몸에 최대한 붙여서 짧고 빠르게 돌리는 쪽으로 개조했다. 그러다보니 안타수가 늘고 덩달아 장타율까지 높아졌다.
그는 과거의 시행착오에 대해 "이전 시즌의 내 성적을 실패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때 못했던 게 지금 소중한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마음 속으로 많이 강해진 것 같다. 이런 과정 속에서 확실한 내 무기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채은성은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올해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찍을 수 있다. 첫 타율 3할 고지도 넘을 수 있게 된다. 그는 올해 자신의 성적 지표에 대해 "타자라면 누구나 3할을 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투수랑 어떻게 싸울지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채은성은 현재 LG 선수단에서 입단연도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중간 정도다. 그는 요즘 LG 팀 분위기에 대해 "우리 LG는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이 올라오는 중이다. 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 보다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