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후반기 첫 승을 따냈다.
유희관은 2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게임에서 7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2대1, 대승을 이끌었다. 유희관이 승리를 따낸 것은 지난달 7일 잠실서 가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서 8이닝 1실점으로 9승을 마크한 이후 26일만이다.
유희관은 최근 3경기 연속 부진에서 벗어나며 시즌 10승 고지에 도달,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4년 연속 10승은 역대 23번째 기록이며, 왼손 투수로는 6번째다. 두산 투수가 4년 이상 연속으로 10승을 따낸 것은 김상진과 니퍼트에 이어 유희관이 세 번째다. 아울러 유희관은 개인통산 50승도 달성했다.
총 93개의 공을 던졌고, 4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130㎞대 안팎의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고루 섞어던지며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은 4.44에서 4.27로 낮췄다.
유희관은 1회초에 점수를 줬다. 1사후 LG 손주인에게 131㎞짜리 직구를 몸쪽 높은 코스로 던지다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이후 유희관은 완벽했다. 박용택과 히메네스를 잇달아 제압한 유희관은 2회 1사후 정성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줬지만 오지환과 박재욱을 범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넘겼다.
3회에는 10개의 공으로 이천웅, 김용의, 손주인 세 타자를 모두 잡았다. 4회에는 1사후 히메네스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채은성을 2루수 플라이,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이어갔다. 5회를 또다시 삼자범퇴로 막은 유희관은 6회 손주인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박용택을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리쳤다.
유희관은 7회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뒤 8회초 마운드를 이현호에게 넘겼다. 두산 타자들은 0-1로 뒤지고 있던 3회말 상대 실책 2개와 7개의 안타를 묶어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전세를 뒤집어 유희관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유희관이 10승에 성공함으로써 두산은 올시즌 4명의 두자릿수 승수 선발을 보유하게 됐다. 두산이 4명의 투수를 배출한 것은 1993년 이후 23년만이다.
경기 후 유희관은 "아홉수를 끊으면 기쁠 줄 알았는데 막상 이기고 나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경기전 전광판에 첫 승 영상이 나왔는데, 지금 야구를 하고 있는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지난 2주간 부진하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몸쪽 승부도 못하고 단순한 패턴으로 간게 결과가 안좋았다. 니퍼트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발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었다. 오늘은 칠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과감한 몸쪽 승부를 한게 통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