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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바꾼 수원FC, 잔류의 조건은 '조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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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는 바쁜 여름을 보냈다.

척추라인을 통째로 바꾸는 대수술을 했다. 골키퍼 이창근을 시작으로 김민제 권용현 임창균 서동현 김철호를 데려왔다. 적재적소에 경험을 더했다. 외국인선수도 바꿨다.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로 제 몫을 못한 오군지미를 태국으로 임대 보내고 호주 출신의 브루스 지테를 영입했다. 이유는 하나다. 클래식 잔류를 위해서다. 수원FC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대로라면 강등을 피할 수 없다.

다행히 영입 효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포항과의 홈경기(1대0)에서 10경기만에 승점 3점을 더한 수원FC는 24일 성남과의 깃발대전(2대1)에서도 승리하며 승격 후 첫 연승에 성공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았다. 지난 시즌 수원FC가 승격할 당시 내세웠던 특유의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 펼쳐졌다. 상대가 숨 쉴 수 없는 전방위 압박과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모습이 딱 지난 시즌 좋았을때의 수원FC였다. 수원FC의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권용현 효과'가 컸다. 지난 시즌까지 수원FC에 뛰었던 권용현은 올 여름 제주에서 임대돼 왔다. 권용현은 승리한 2경기에서 2골-1도움을 올렸다.

'권용현 효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연승 동안 수원FC의 축구가 클래식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수원FC만의 축구는 분명 위력적이다. 결국 관건은 새로운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수원FC의 축구에 적응하느냐에 있다. 사실 수원FC는 올 겨울에도 대대적인 보강 작업을 했다. 분명 지난 시즌에 비해 이름값에서는 올라갔지만 '더 좋은 축구를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답을 하기 어렵다. 영입파들이 수원FC의 공격축구에 100%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덕제 감독도 이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달 31일 상주전 0대2 패배는 아직까지 조직력이 흔들리는 수원FC의 현주소였다.

수원FC가 겨울 동안 '양'에 집중했다면 이번 여름에는 '질'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창근은 이미 팀의 대들보로 자리를 잡았다. 임창균도 골맛을 봤으며 김민제도 서서히 주전으로 올라오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김철호는 수원FC의 중앙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동현과 지테는 부족했던 결정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팀에 하나로 녹아들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수원FC의 클래식 잔류 관건은 '조직력'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