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배우 고수의 활약에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주말드라마 '옥중화(연출 이병훈, 극본 최완규)'가 자체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27회는 전국기준 21.1%(닐슨코리아 기준, 이하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회 대비 1.5%P 상승한 수치로, 27회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한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 고수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고수는 극 초반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으로 악과 대적했지만 윤원형(정준호)의 권력을 이용해 관직에 올랐고, 사람들의 희생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냉철한 인물로 변했다. 이런 태원은 다시 돌아온 옥녀(진세연)에게 모든 것이 오해라 외쳤던 말마저 변명같이 들리게 됐고, 오로지 앞으로의 행보만이 그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방송분에서 고수는 관료로서의 명민함부터 속내를 유추할 수 없는 치밀함, 정인의 차가운 태도에 상처받은 아련함과 출세를 향한 욕망까지 윤태원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다채로이 표현했다.
정인인 옥녀가 자신에게 냉담해지자 쓸쓸한 표정을 비춘 장면부터 복수하겠다 찾아온 성지헌에게 보여준 비릿한 미소까지 선악을 가늠할 수 없는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상단 매점매석권 회담 장면은 악인의 행보를 걷고 있는 고수의 절제된 연기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성지헌 상단이 윤태원을 저지하기 위해 닥나무를 독점하자 종이 값이 평소보다 세 배는 올랐고, 이에 공재명 상단과 정난정 산하 민동주 상단이 매점매석의 계획을 머뭇거렸다.
그러자 유생들에게 더 비싸게 시지(과거에 사용된 종이)를 판매하면 되지 않겠냐며 민심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대답으로 행수들마저 당혹케 했다.
이 과정에서 고수가 그간 보여준 선한 눈빛은 온데간데 없었으며 덤덤하게 말하는 모습에서는 서슬퍼런 냉철함마저 느껴졌다.
어째서 윤태원이 이 같은 악행을 이어가는지,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옥녀에게 모든 것이 오해라고 말하는 애절한 눈빛에서 무언가 말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그만의 치밀한 계획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고수의 눈빛과 선악을 가늠할 수 없는 윤태원 캐릭터는 극의 다음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청률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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