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스팽글 원피스를 입고 클럽 안을 활보한다. 몸을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탄다. 매쉬캡을 쓰고 클럽 전체를 흔드는 파티걸의 모습은 영락없이 '포스트 이효리'를 연상케 한다. 아무리 천성이 차분한 사람이라도 어깨를 들썩거리게 할 만한 파티 음악이다. 현아 특유의 '보는 음악'이자 '즐기는 음악'인, 신곡 '어때?'의 한 장면이다.
현아의 미니5집 '어썸'의 타이틀곡 '어때?'는 '복잡함을 벗어 던지고 지금을 즐기자'는 자유분방한 가사와 강렬한 트랩 사운드가 압도적인 힙합 넘버. 그동안 '빨개요', '잘나가서 그래' 등 현아와 연속 히트곡을 발표한 프로듀서 서재우가 작곡을, 현아 빅싼초가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어때? / 업(UP)돼? / 춤추자'라고 반복되는 후렴구와 색소폰 리프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이번 앨범은 솔로 여가수 현아를 재발견했다는 의미에서 흥미롭다. 이미 독보적인 퍼포머로 인정받은 그이지만, 이번엔 작사 5곡은 물론 직접 프로뮤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진정한 '홀로서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수위 높은 19금 장면으로 화제가 된 전작 '잘나가서 그래'가 한층 더 센 것을 보여줬다면, '어때?'는 한껏 힘을 빼고 그저 즐길 것을 주문한다. '아이스크림' '버블팝' 등 현아 솔로 초창기 곡들이 건강미를 앞세운 경쾌함이라면, 그 이후의 행보에서 현아는 대놓고 '섹시 아이콘'임을 드러내고 있다.
노골적으로 섹스어필하던 퍼포먼스, 무대 장악력만을 강조하던 이전 무대와는 별개로 탄탄한 앨범 구성이 돋보인다. 앨범은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도 수록곡 모두 수준급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세련된 블랙뮤직을 표방한 이번 새 음반은 해외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트렌디한 장르를 앞장세우면서도 변화의 발판을 마련한 건 분명 새로운 시도다. 작사에 적극 참여해 설득력을 키웠고,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매력도 드러낸 것은 강점이다.
앨범은 부드럽게 도발하는 칠 아웃(Chill-out) 장르의 1번 트랙 'U&Me'를 시작으로, 여름에 어울리는 경쾌한 분위기의 'Do It!', 발칙한 상상과 트랩 비트가 어우러진 '꼬리쳐'까지 블랙뮤직의 다양한 소리를 담았다. 특히 솔로 여성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와 작업한 '나팔꽃'은 앨범에서 유독 눈에 띈다. 실제 나팔꽃의 특성을 살려 타양과 나팔꽃의 관계를 의인화해 사랑스럽게 표현한 곡의 가사와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나른한 보이스로 성숙함과 애교를 동시에 표현한 보컬은 현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도 충분한 곡이다. 이로써 퍼포머이자, 여성 솔로 가수로서 현아의 독보적인 위치와 캐릭터만큼은 더 뚜렷해졌다.
2016년 현아는 여전히 섹시하다. 15세에 원더걸스 데뷔 멤버로 시작한 현아는 포미닛, 트러블메이커 등 활동을 거쳐 어느덧 10년차 솔로 여가수가 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를 외치던 현아의 데뷔 초창기때의 자신감은 10년째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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