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과 위기 속에서도 한화 이글스는 쓰러지지 않았다. 흔들린 적은 많았지만, 늘 마지막 순간에는 제자리를 찾았다. 월간 팀 승률의 꾸준한 상승곡선이 이를 입증한다. 한화의 승률은 달마다 진화해왔다. 이제 관건은 이같은 페이스를 어떻게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하느냐다. 그렇게만 된다면 포스트시즌의 새 초대손님이 될 자격이 충분해진다.
시즌 초반 한화는 최악의 위기를 경험했다. 한때 '100패 위기론'마저 거론되기도 했다. 실제로 4월 한달간 거둔 승리는 고작 6승(17패)이었다. 승률 2할6푼1리의 초라한 기록을 남긴채 최하위의 나락으로 빠져들어버렸다. 이 당시의 한화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초라한 모습은 앞으로 이어질 꾸준한 상승세를 위한 초석이었다. 마치 알을 막 깨고 나온 새끼가 점점 어엿한 독수리로 커가는 과정처럼 한화는 다달이 발전해나갔다. 4월보다 5월이, 5월보다 6월이 좋았다. 그리고 7월에 정점을 찍었다. 한화는 5월에 10승14패1무로 월간승률 4할1푼7리를 찍었다. 전체 8위에 해당한다. 탈꼴찌의 가능성이 실낱처럼 나타났다. 이런 기세는 6월에 더욱 거세가 타올랐다. 12승11패1무로 드디어 월간 승률 5할을 넘겼다. 6월만 따지면 전체 4위의 성적이었다. 덕분에 한화는 6월12일 LG전에서 승리하며 드디어 탈꼴찌에 성공한다.
이후 다시 10위로 떨어지는 등의 부침이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꾸준한 상승 리듬을 놓치진 않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등이 겹친 7월은 '대반격의 시간'이었다. 7월에 치른 21경기에서 무려 13승(7패1무)이나 챙겼다. 월간 승률(0.650)과 승수(13)에서 모두 리그 2위에 올랐다. 확실히 '7월의 한화'는 강팀이라 불릴 만 했다.
이로 인해 한화는 확실히 최하위권에서 벗어나 이제 중위권 싸움에 돌입했다. 1일 기준으로 7위 한화는 10위 kt 위즈에 3.5경기 앞서있다. 4위 KIA 타이거즈에는 3경기차로 뒤진 상황이다. 일단 7위권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형국이다. 앞으로 한화가 다시 시즌 초반처럼 몰락하지만 않고 5할대 승률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지금보다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7위로 시즌을 마치는 것도 의미가 없다. 더 위를 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4월부터 이어온 상승 리듬을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객관적으로 볼때 7월에 보여준 승률 6할대 호성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체력적인 부담 때문이다. 평균 연령이 높은데다 거의 매경기 총력전을 치르는 스타일이라 시즌 막판 뒷심이 떨어진 것을 지난해 경험했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최소 5할대 승률을 8, 9월에 유지할 수만 있다면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따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건은 선수들의 체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해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고무적인 점은 일단 야수진 가운데에서는 부상자가 없다는 것이다. 돌아올 선수들은 다 돌아왔다. 또 손가락 물집 치료차 1군에서 제외됐던 선발 윤규진도 복귀가 임박했다. 송은범이 없는 게 옥에 티지만, 일단은 베스트 전력에 가까운 상태다. 운용만 잘 된다면 7월의 상승 리듬이 충분히 이어질 수도 있다. 과연 한화는 8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