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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논하다②] '태후' 제작자 "7년 담금질…김은숙 작가 합류로 빛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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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겨울 기자 최보란 기자] "동그란 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거기서 하나의 선이 빠지면 원이 완성되지 않지 않나. 누구든 하나가 빠지면 전체적으로 완성되지 않는 프로젝트였다. '태양의 후예'는 누가뭐래도 팀플레이가 완벽한 프로젝트였다."

'태양의 후예'를 하기 위해 7년동안 공 들였던 서우식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유다. "사실 이 인터뷰 또한 개인 기획자로서 인터뷰라기보다 '태양의 후예'에 대해 말하는 자리라서 참여했죠. 공동 프로젝트에 너무 부각되는 건 부담스러워요"라며 신신당부했다.

▶"7년 전 '국경없는 의사회'로부터 발전됐다."

2008년, 서우식 대표가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였던 바른손에서 일 할 시절이었다. 당시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영화 '마더'로 대박을 친 후였다. "당시 종편 선정이 어디로 결정될 지가 이슈였죠. 그때 중앙일보 선배가 JTBC 개국 드라마로 할 색다른 기획을 찾고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고민 해볼게요'라며 몇 가지 구상을 하며, 만났던 한 후배가 자료를 하나 던져줬는데, '국경없는 의사회'르포집이었어요."

기득권 세력으로 분류되는 의사들, 그들이 자신의 이권을 포기하고, 인권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헌신적인 삶이 줄거리였다. 재난이 나면 48시간 내에 병원 문을 닫고 나가야 하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삶에 서우식 대표는 매료됐다.

"희생과 봉사,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해 담고 싶었어요. 영화 '닥터 K'의 연출부로 만나 친하게 지내고 있던 김원석 작가에게 내 생각을 말했더니, '형, 이거 재밌겠다'라고 하더라고요.본인이 메디컬 드라마로도 흥미로워했고, 그렇게 시작됐죠."

▶"메디큐브의 존재를 몰랐더라면…."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모티브를 얻었기에 세계각국에서 벌어지는 재난 현장을 배경으로 구현하는 일이 만만치않았다.

"아이티 지진으로 각국의 응급시스템과 관련된 자료들이 신문에 난 적이 있었죠. 그때 메디큐브라는 존재를 알게됐죠. 일본에서는 재난이 일어나면 12개의 콘테이너 박스로 이뤄진 메디큐브가 공항에 신속하게 준비가 되는거죠. 재난 현장에서 대부분 의사들이 메디큐브 안에서 진료를 본다는 것을 알게 됐죠."

메디큐브는 엄청난 규모의 배경을 현실적이면서도 실현가능도록 설정할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후에도 서 대표와 김원석 작가는 각종 자료들을 깊게 연구했으며, 직접 인도네시아 구호단체의 재난 현장에 취재가기도 했다.

"작가가 철두철미하게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쓴다는 것은 극에 리얼함 뿐 아니라, 재미를 배가 시킬 수 있는거죠. 그런 점에서 원석작가를 믿었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방송을 할 수 없었어요. 시간이 걸리는 동안 처음 의뢰했던 종편채널은 개국했고, 개국방송으로는 하지 못했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김 작가에게 월급을 주면서 20부까지 완성하게 됐죠. 꼬박 2년 반이 걸렸죠."

▶"잘 썼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쓰면 안된다"

'태양의 후예'가 만들어지기까지 산 넘어 산을 넘어야했다. 무엇보다 국내 드라마 현실에 맞지않는 규모와 내용이 발목을 잡았다.

"저에게 지인들이 있거든요. 그 분들에게 조언을 얻어보려했지. 김은숙 작가에게도 보여줬는데요. 김 작가가 쭉 읽고나서 이런 말을 했어요. '누가 썼는지, 참 잘썼네. 그런데 한국에서 이렇게 쓰면 안된다. 한국에서는 멜로라인이 등장해야 하는데, 그런게 없다'고 했죠."

이미 '파리의 연인'부터 '온에어', '상속자들' 등 히트 드라마로 스타작가로 인정받는 김 작가의 조언은 뼈 아프면서도 곱씹어야만 했다.

"그리고나서 은숙 작가가 연락이 왔죠. 당시 '상속자들'을 끝내고, 새로운 방식의 작업에 갈증이 있었나봐요. 원석 작가에게 동의를 받을 수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원석 작가에게 물어봤는데, 바로 '콜이죠'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두 사람이 첫 작업을 하게 됐죠."

한국 드라마 사상 없던 콜라보가 이렇게 서 대표의 주선으로 이뤄지게 됐다.

(3편에 계속)winter@sportschosun.com, ran613@, 사진=이정열 뉴미디어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