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3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리니지 2'의 모바일 게임 출시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 2' IP를 활용해 개발중인 '리니지 2: 레볼루션'을 3분기 출시할 예정이고, 중국의 스네일게임즈도 마찬가지로 '리니지 2' IP를 활용해 개발한 '천당 2: 혈맹'을 7월 28일 정식 출시한다.
엔씨소프트 또한 '리니지 2' IP를 활용해 '리니지 2: 레전드'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3월 4일에는 '리니지2 레전드'라는 상표 출원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 12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는 '리니지 2: 레전드'는 4분기 정도에 출시가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5년 웹젠은 '뮤' IP를 활용해 중국의 천마시공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의 흥행으로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30% 상승했으며, 지난 6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300억 원 규모로 중국의 게임사 킹넷과 '미르의전설 2' IP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2'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엔씨소프트의 매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최대 개발자 보유한 엔씨소프트 복지도 최고수준
'MMORPG의 명가'라고 불리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 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 등의 대표 MMORPG 타이틀이 확고한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리니지'의 경우 올해로 18주년을 맞는 장수 타이틀이며 현재까지도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리니지'의 후속작인 '리니지 2'의 경우 올해로 13주년을 맞이했으며, 하반기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많은 유저들이 기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확고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넥슨과 더불어 국내 게임사 중에서 개발자의 수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개발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를 최초로 프로그래머만 근무하는 회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엔씨소프트는 개발자들이 주위의 평가를 신경쓰기보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 놓고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개발자의 천국'이라 불리우고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직원 복지와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은 카페, 도서관, 스파 사우나, 헬스장, 메디컬 센터 등으로 최고급 호텔급의 인프라를 자랑하며 '꿈의 사옥'으로 불린다.
여기에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 위치한 사내 어린이집 '웃는 땅콩'은 2015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1845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인증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전국 어린이집 1위를 차지했다. '웃는 땅콩'은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아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 대한 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 5년 넘게 못만든 모바일 게임 1년만에 완성한 중국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 2월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엔씨소프트 게임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을 발표했다. 이후 1년만인 2016년 2월 진행된 제2회 'NTP'에서 '리니지 2: 레볼루션'의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고 2016년 3분기 중 출시 예정이다.
또한 중국의 스네일게임즈는 2015년 9월 엔씨소프트와 IP 계약을 맺고 '리니지 2'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천당 2: 혈맹'의 개발에 나섰다. 이후 약 10개월만인 7월 28일에 iOS버전이 공식 출시 예정이다. 한때 개발력 후진국으로 무시했던 중국도 모바일 게임은 1년이내에 개발할 정도로 개발력은 이미 대한민국을 앞지른 상태다.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을 1년 이내로 개발하는 이유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1년 지나면 트렌드가 변하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부터 매년 5~10여 종의 자체 개발 모바일 게임을 선보인다고 했지만, 5년동안 단 1종의 자체 개발 모바일 게임을 국내에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6월 오랜 침묵을 깨고 엔씨소프트의 이름으로 발표한 모바일 게임조차 중국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임 '헌터스 어드벤처'라는 퍼블리싱 게임이다.
엔씨소프트에서는 2015년 3월, 한창 개발중이던 기대작 '프로젝트 혼'의 팀장급 직원 3명이 외주 업체에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고 자신들이 몰래 세운 회사의 개발비로 사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같은해 5월 '프로젝트 혼'의 개발은 중지되고 말았다.
'프로젝트 혼'의 경우 4년간 개발한 게임이지만 공개된 영상 이외에는 만들어진 것이 전혀 없다고 자체적으로 말이 나올만큼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영상조차 외주를 주고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젝트 혼' 횡령 사건은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유로운 개발환경을 이용해 업무를 자동화시켜 컴퓨터에게 맡긴 뒤, 본인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거나 인터넷을 하는 등 6년간 마음대로 시간을 보낸 억대 연봉의 개발자가 화제가 된 사건과 일맥상통하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위기에 빠져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게임업계의 '맏형'격인 엔씨소프트가 지난 5년간 자체 개발 모바일 게임의 신작을 국낸에 출시하기는 커녕 CBT 조차 진행하지 않았던 것은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이 퇴보 된 것이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포함해 여러 훌륭한 IP를 보유한 회사이다. 최고의 개발자들을 보유하고도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자체 개발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유중인 훌륭한 IP를 중국 및 국내 우수 모바일 게임 개발사와 계약해 IP 사업만 하는 것도 주주들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개발기간이 늦어져도, 프로젝트가 엎어져도 크게 동요를 하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며 "책임지지 않는 분위기와 높은 수준의 복지, 그리고 훌륭한 환경을 통해 직원들이 공무원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리니지 17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는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가 성간 탐사를 시도하는 것처럼 리니지도 좀 더 큰 무대로 나갈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2016년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던 '리니지' IP 모바일 게임들도 보이저 1호처럼 태양계를 벗어나서 출시를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미룬 것인지는 몇 달 후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은 한 때 전세계 최고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중국에 비교해 개발력이 크게 뒤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개발력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엔씨소프트 개발자에게는 굴욕과 같은 이야기이다. 이 굴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201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들을 일정에 맞게 선보여야만 한다. 엔씨소프트의 자체 제작 모바일 게임들이 반드시 올해가 가기전에 출시되어 '명가' 엔씨소프트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송경민 겜툰기자(songkm77@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