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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웅-세진, 두 형제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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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희망을 본 첫 선발 등판이었다.

kt 위즈 고졸 좌완 신인 박세진이 데뷔 첫 승, 그리고 선발승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박세진은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5이닝을 소화했고, 팀이 2-0으로 앞서던 상황에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6회 선배 장시환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사연 많은 등판이었다. 박세진은 올시즌을 앞두고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는 영광을 누렸다. 시즌 초 불펜으로는 4경기에 출전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선발 등판은 이날 KIA전이 처음이었다. 프로 선수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첫 선발 등판의 기억이다.

친형 박세웅이 지난 시즌을 앞두고 똑같이 1차 지명을 통해 kt에 입단했지만, 시즌 중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돼 1차지명 선수로서 한 팀에서 뛰는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공교롭게도 형은 이날 잠실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을 했다. 2016년 7월27일은 두 형제가 프로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첫 날이었다.

여기에 만약 박세진이 승리를 따냈다면 재밌는 기록이 남을 뻔 했다. 두 형제에게 광주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었다. 박세웅은 지난해 7월25일 롯데 소속으로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감격의 프로 첫 선발승을 따냈었다. 박세진도 광주에서 기쁨을 맞이할 뻔 했다. 하지만 박세진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박세진은 이날 경기 5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km에 그쳤지만 첫 선발 등판 치고 제구가 좋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위력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첫 선발 등판이다 보니 투구수가 많지 않았지만 코칭스태프가 관리를 위해 일찍 마운드에서 내렸다. 첫 승리를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이닝을 더 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날 두 형제는 결과적으로 웃지 못했다. 박세진은 잘 던졌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날렸다. 박세웅은 6⅓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두 형제가 세상에 프로야구 선발 투수로 나란히 이름을 알린 것에 충분히 만족해도 된다. 동반 승리를 따내고, 또 맞대결을 펼칠 날도 앞으로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