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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류준열 "그간 짝사랑 속앓이, 이번엔 피드백오니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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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로코 할 줄 몰랐다던 류준열, 또 한번 해냈다.

배우 류준열은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운빨 로맨스'에서 공대출신 게임회사 CEO 제수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0 아니면 1밖에 모르는 로봇같이 철저히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인물이다. 미신을 신봉하는 심보늬(황정음)을 만나면서 점차 인간화되어가는 남자의 모습을 섬세하고 또 설렘 가득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또 한번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냥 무한한 감사뿐이에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사랑해 주셔서 너무 행복합니다. 원했던 인물의 디테일이나 감정선들을 곧이곧대로 이해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의도했던 감정 디테일이 먹혀든 건 순전히 류준열표 감성 연기 덕분이다. 사랑하고 또 질투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어린이 같은 모습은 기존의 로코물 속 남자주인공과는 다른 색다른 면을 드러내며 호평을 받았다. 코믹한 행동을 하다가도 가끔 상처받은 내면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반전 면모는 여심을 설레게하기 충분했다.

"제수호를 보여주는데 가장 포인트를 둔 점은 인물의 내면 변화에 대한 지점이에요. '처음엔 이랬다가 이렇게 변했다더라' 이런 갭을 보여주는 데 신경을 많이 썼죠. 그래서 초반엔 고민이 많이 됐어요. 후반부 수호의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는 앞부분 감정조절을 할 필요가 있었죠. 드라마는 끝을 모르고 하는 작업이기에 배우가 초반에 던져놨던 연기나 감정들을 뒤에 어떻게 회수하느냐에 따라 고민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근데 작가님이 좋은 글을 주셔서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들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특히 믿고 보는 로코퀸 황정음과 꾸린 로맨스는 신선했고 또 새로웠다. 이에 대해 류준열은 "정말 괜히 황정음 황정음 하는 게 아니더라" 싶었다며 운을 뗐다. "정음 선배는 워낙 대중들도 기대감이 많았던 배우고 또 저한테는 정말 감사한 선배님이에요. 연기 하는 동안 많은 배려가 있었다는 게 돌아보니 파노라마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인물을 만들 때 감정선을 물어보고 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하면서 수호라는 인물을 만들어 가게끔 많은 도움을 줬어요. 많이 해보셨으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뭐랄까요, '도'가 튼 것 같아요.(웃음) 어떻게 하면 두 인물이 더 사랑스럽게 보일 것인지 그런 것들을 잘 알고 또 팁도 많이 주셨죠."

특히 키스신을 언급하며 "정음 선배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키스신 뿐 아니라 대부분의 장면들이 사람이 릴렉스 된 상태에서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긴장을 풀도록 많이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실제 류준열의 연애 스타일은 극 중 제수호처럼 직진형일까. '제린이' 제수호처럼 개구진 얼굴로 "실제 연애가 오래되어 기억이 안난다. 늘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너스레를 떤 류준열은 "이 작품을 통해 실제 연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늬와의 모든 것들이 달달했다. 또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를 알아가면서 정이 붙고, 또 그래서 떨어지기 싫어 내색하지 못한 감정 표현들을 하는 순간이 많았다. 정이 많은 편이라 그런 연애를 하고 싶다. 정많은 순수 한국인이다"고 전했다. 또한 심보늬처럼 실제 미신을 믿는 여자와의 연애는 어떠냐고 묻자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까(웃음) 저는 안믿는 편이라 이해는 못 하더라도 인정해 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류준열과 제수호의 교집합에 대해서도 밝혔다. 제수호는 어릴적부터 유명세로 굉장히 움츠러들고 상처가 많은 캐릭터다. 반면 실제 류준열은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데, 그는 "수호에게도 밝은 부분들이 있어요. 공원을 걸으면서 날씨도, 기분도 '좋다'는 말을 많이하는 친구에요. 저 역시도 그런 말을 자주 하는 편인데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무뚝뚝한 남자들도 많은것 같아요. 그에 비해서는 저는 표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런 식으로 제수호의 유쾌하거나 밝은 모습들도 비춰진 것 같아요."

사실 지금 류준열이 있게 한 전작 tvN '응답하라 1988'과 순애보 김정환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엄청난 화제였기에 '운빨 로맨스'로 주연을 맡아 극을 끌어가게 된 그에게는 큰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운빨 로맨스'의 시청률 또한 수목극 경쟁 사이 엎치락뒷치락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것도 사실. 류준열은 이에 "시청률이라는게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그저 제수호로써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에 맞춰 계속 열심히 연기했다"고 밝히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부담감이라기보단 전작에서 좋은 캐릭터를 주셨고 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걸 지운다거나 부순다는 느낌보단 제수호로 그만큼 더 최선을 다하고 정환이보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재밌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겠다 싶은 마음 뿐이었어요."

전작에서 짝사랑에 끙끙앓던 류준열은 이번 작품에선 원없이 표현하고 또 사랑했다. 어쩌다 '국민 짝사랑의 아이콘'이 된 그는 그 한을 풀게 되었다. "한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고(웃음) 어쨌건 감정을 표현한 데 대한 피드백이 오니까 그런데서 재미를 느꼈어요. 아무래도 정음선배와 알콩달콩 애정씬 찍을 땐 확실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앞선 작품에선 혼자 속앓이하는게 많았다면 이번엔 그렇지 않으니 재밌었던 것 같아요."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