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 인사 최경환·윤상현 의원에 이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지난 4.13 총선 공천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
19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현 전 수석이 정무수석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1월 말 서청원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를 희망하던 김성회 전 의원에 전화를 걸어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녹취에서 현 전 수석은 "(서청원 전) 대표님한테 가서 저한테 얘기했던 거 하고 똑같이 얘기하세요.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습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물어보세요"라며 "저하고 약속하고 얘기한 거는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거 아녜요?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압니까?"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VIP 뜻이라면 내가 따를게"라고 말하자, 현 전 수석은 "예 따르세요,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 갑니다'라고 솔직히 까놓고 하세요"라며 요구했다.
현 전 수석은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습니다. 제가 말씀 드릴 때에 그렇게 하세요. 바로 조치하세요. 바로, 진짜로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고요"라며 지역구를 옮길 것을 거듭 강하게 말했다.
"리마인드 한 번 시켜줘 보세요"라는 김 전 의원 말에, 현 전 수석은 "정말 이런 식으로 합니까? 그럼 저한텐 한번 해본 소리예요? '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엔 안가겠다. 그건 약속한다' 저한테 그랬습니까? 안 그랬습니까?"라며 언성을 높였다.
현 전 수석은 "판단 제대로 하시라고요. 바로 오늘 전화하세요"라며, 김 전 의원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자 "아니, 생각할 게 뭐가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결국 한 달 뒤 분구된 화성 병지역으로 출마지를 옮겼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녹취록 공개로 총선 공천개입 논란이 일자 현 전 수석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었던 김 전 의원이 사표를 내면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서 의원 지역구로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힌 바 있다"며 "두 번째 통화에서 그 약속을 지키는 게 옳다고 애기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라는 뜻에서 통화에서 '청와대에 근무하는 나에게 약속을 한 것은 대통령과 약속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에게 '약속 이행'을 요구하게 된 취지에 대해선 "화성갑의 경우 서청원 의원이 당선 가능하고, 화성병은 당시 분구가 돼 후보가 될 사람이 없었다"며 "화성갑에서 같은 당 후보들이 이전투구하거나 흠집 내기를 하기 보다는 화성병으로 출마하는 게 서로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개인적으로 한 말"이라며 선을 그었다.
20일 정연국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전 수석 발언은 개인이 한 말로 왜 그렇게 말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며 "본인이 스스로 적극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