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박정음 대신 이택근을 기용하며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택근의 타순은 8번이었다. 시즌 초반 3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택근이고 이전까지 타율도 3할5리로 좋았는데 8번타자는 조금 자존심이 상할지도 모를 일. 취재진이 "가끔 어떤 선수는 8번을 치면 자존심 상해한다고 들었다"고 하자 염 감독은 "이택근은 그런 것에 대해 밖으로 표현을 하지 않는 선수다. 그런 점에서 고맙다"라고 했다.
8번 이택근이 신의 한수가 됐다.
이택근은 좌익수로 깔끔한 홈송구로 실점을 막았을 뿐만아니라 8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택근은 1-0으로 앞선 5회초 1사 3루서 LG 1번 박용택의 좌익수 플라이 때 홈으로 뛰는 김용의를 멋진 홈송구로 잡아냈다. 호투하던 선발 박주현에게 큰 힘이 되는 보살이었다.
3-3 동점이던 8회말 1사 만루서는 바뀐 투수 신승현의 초구를 걷어올려 좌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후 서건창의 내야안타 때 홈까지 밟아 득점.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의 만점활약. 이택근의 활약 덕에 넥센은 LG를 7대3으로 눌렀다.
이택근은 경기 후 결승타를 친 상황에 대해 "초구에 스트라이크가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섰다. 과감히 돌렸는데 적시타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5회초 홈 송구는 "플라이볼이 뜨자마자 던질 준비를 했다. 나이는 먹었지만 송구는 자신있었다"라고 했다. 하위 타선으로 출전하는 것에 대해 전혀 게의치 않는 모습. "다른 선수들이 잘친다고 생각한다. 타순엔 전혀 불만이 없다"라고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이택근이 상대에게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보살을 시켰고, 찬스에서 결승타를 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경기 출전도 뜸한데 벤치에서 보여주는 리더 이상의 모습이 팀이 잘 나가는데 큰 힘이 된다"고 이택근을 칭찬했다. 고척돔=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