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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장거리 여행…운전자가 멀미 덜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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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 김모씨와 이모씨는 여행갈 때마다 운전대 쟁탈전을 벌인다. 힘든 장거리 운전을 서로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두 사람 다 차멀미가 심한데 운전대를 잡으면 멀미를 거의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직접 운전하는 것 외에도 멀미를 예방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장거리 운전이 많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멀미를 덜 하기 위한 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한다.



▶운전하면 멀미 덜하는 이유

멀미는 기본적으로 '감각의 충돌' 때문에 생긴다.

달리는 차 안에서 귀 속 평형기관은 '움직임'을 감지하지만, 눈은 책이나 스마트폰 등을 보느라 움직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형기관과 눈이 뇌에 보내는 신호가 다르기 때문에 혼란이 생겨 멀미가 나게 된다. 그러나 운전자는 차 밖을 주시하기 때문에 눈으로도 도로 사정이나 정지·출발 등 움직임을 잘 감지할 수 있어 멀미가 덜하다. 이는 배 등 다른 교통 수단을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원리다. 반대로 흔들리는 배나 놀이기구를 탄 후 고정된 땅에 발을 내딛을때 '휘청'할 수 있는데, 이는 움직인다고 느꼈는데 갑자기 정지되면서 감각의 혼란이 오기 때문이다.

또한 감각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서 멀미를 덜하거나 더하는 것이 결정될 수 있다. 정원호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편두통 환자가 멀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들이 소리·빛·움직임 등에 감각적으로 더 예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각이 예민할수록 감각별 차이가 더 커서 충돌하기 쉽다는 것이다.

▶비운전자가 멀미를 줄이려면…

그렇다면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멀미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자동차의 경우 앞좌석, 배는 갑판 등 바깥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에 자리잡아야 멀미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 시선을 먼 곳에 두면 움직임에 대한 시각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멀미를 덜 하게 된다. 선글라스를 끼거나 눈을 감으면 빛을 차단해 시각 자극을 줄일 수 있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음악을 듣거나 옆사람과 대화를 하는 등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속이 울렁거린다고 무조건 굶는 것보다, 출발 2시간 전에 소화가 잘 되는 메뉴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창문을 열고 바깥 바람을 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멀미가 심한 사람들은 멀미 예방약을 쓴다. 멀미약은 멀미 증세 시작 후에는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에 탑승 30분~1시간 전에는 복용해야 한다. 단, 멀미약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주의해야 한다. 정원호 교수는 "먹는 멀미약은 주로 항히스타민제로, 졸음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기약·해열진통제 등 다른 의약품, 혹은 카페인이 많은 커피·드링크와 함께 복용은 금물이다.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패치형 멀미약을 손에 묻힌 채 눈을 비비면 일시적 시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패치를 붙이거나 뗀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어린이용 패치는 2013년부터 의사 처방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변경됐다. 또한 패치형 멀미약은 승차 4시간 전 귀 뒤에 붙여야 하므로, 번갈아 운전하는 경우에는 운전자 모두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