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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종영①] 류준열, 로코할 줄 몰랐다더니 이렇게 잘하기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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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어남류'는 재정의됐다. 어차피 남은건 류준열이다.

MBC '운빨 로맨스'가 14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믿고 보는 황정음과 차세대 로코프린스 류준열의 조합은 물론 웹툰 원작의 독특한 소재로 초반부터 대단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16회가 끝난 지금, 엎치락뒤치락 하는 시청률 사이 6.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아쉽게 종영했다.

시청률은 물론 밋밋한 스토리 구성과 뒷심 부족으로 극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는 이들은 많지만 하나같이 동의하는 부분은 류준열과 류준열표 로코에 대한 발견이다.

류준열은 가장 뜨거운 상반기를 보냈다. tvN '응답하라1988'에서 혜리에 대한 순애보를 가슴에 품은 개정팔 김정환 역을 맡아 세상에 존재를 알렸다. 브라운관 데뷔작이었음에도 그가 보여준 연기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만큼 인상적이었다. 감정이입된 시청자들은 류준열이 사랑을 이루지 못했음에 본인이 더 아쉬워하고 슬퍼했다. 또 그가 무심하게 던지는 대사들과 오버스럽지 않게 가슴에 잔잔히 파고드는 행동들은 하나하나 시청자들의 가슴에 박혔다.

그런 정팔이는 제수호로 업그레이드됐다. 제수호는 게임회사 CEO이자 철저히 계산적이고 이성적인 마치 '로봇'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미신주의자 심보늬(황정음)를 만나 자신의 세상을 깨고 심보늬의 부적이 되어주겠다 자처할 정도로 감정선의 변화가 큰 인물이기도 하다. 류준열은 한회 한회 변화하는 제수호의 감정변화를 잔잔하게 꺼내보이며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었다.

특히 츤데레한 정환과는 달리 사랑하고 또 질투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어린이 같은 모습은 기존의 로코물 속 남자주인공과는 다른 색다른 면을 드러내며 호평을 받았다. 코믹한 행동을 하다가도 가끔 상처받은 내면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반전 면모는 여심을 설레게 했다.

혹자는 의심했다. 과연 류준열이 '응답하라' 시리즈의 저주를 깨고 '운빨로맨스'로 성공할 것인지 말이다. 그러나 류준열은 어떤 캐릭터가 주어지든 실제인지 아닌지 모를 만큼 탁월한 밀착력을 보여줬다. 영화에서 보여줬던 연기나 개성 강한 마스크로는 로맨스 연기가 어울릴 것 같지 않았지만 의외의 파괴력이 있었다. 상대를 향한 애틋한 눈빛, 진심이 담긴 저음 보이스는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기에 충분했다.

류준열은 한 인터뷰에서 "내가 로코를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류준열에게 로코는 실력이었다. 비록 '운빨로맨스'는 아쉬웠으나 배우 류준열에게는 '믿보류(믿고 보는 류준열)'라는 수식어를 충분히 붙일만한 기회였다.

gina100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