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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화제팀 한화엔 무시못할 '흥행요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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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대전지역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섭씨 32도를 웃도는 가마솥 더위였다. 하지만 한화-삼성전이 열린 대전구장은 인산인해였다. 이미 전날 표는 다 팔렸고, 경기시작 3시간전부터 팬들로 북적댔다. 시즌 12번째 매진이다. 한화는 홈 39경기에서 누적 관중수 38만1763명, 경기당 평균 9788명을 기록중. 전년동기 대비(2015년 39경기, 35만4158명, 평균 9081명) 8% 증가다. 지난해 이맘때는 중상위권으로 약진중이었다. 올해는 며칠전까지만해도 부동의 꼴찌였다. 한화는 지난 8일 4월 7일 이후 첫 탈꼴찌의 기쁨을 맛봤다. 성적은 바닥을 치는데 관중은 더 늘었다. 대단한 팬심이다.

이번 주말 한화-삼성전을 생중계중인 MBC스포츠플러스 제작진은 지난 8일 경기(한화 6대3 승리) 시청률이 2%를 넘었다고 밝혔다. 한화 송광민의 결승 3점홈런이 터진 순간의 순간 시청률은 3%를 훌쩍 넘었다. 케이블방송 시청률에서 1%는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분기점이다. 한화 경기는 다른 경기에 비해 집중도가 높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중계 시청인원도 한화는 늘 최상위권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팬덤을 몰고 다니는데 온오프라인 노출도는 압도적인 1위다. 이와 관련된 설문조사와 리서치 자료들이 많다.

한화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야구단에 대규모 지원을 했다. 최근 3년간 FA를 집중 영입했고, 역대 최고연봉 외국인투수 로저스(190만달러)가 부상으로 방출되자 올해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에릭 서캠프를 곧바로 데려왔다. 마에스트리 대체 용병인 카스티요도 지체없이 영입해 선발로테이션에서 활약중이다. 타구단 현장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부러울 따름이다.

김성근 감독은 카스티요가 한국에 도착하기 하루전인 지난달 19일 "선수도 없고, 구단에 돈도없고"라는 발언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지한 얘기가 아니었다는 해명과 함께 '구단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었다'며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구단의 지원에 대해 만족해 하는지, 불만족인지는 얘기를 하지 않으니 알수 없다. 다다익선이겠지만 이정도면 상당한 지원임은 분명하다. 한화그룹이 지속적으로 야구단에 투자를 하는 첫번째 이유는 한화 이글스를 사랑하는 팬들 때문이다. 성적에 상관없이 애정을 가지고 응원하는 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 영입 역시 팬들이 오랜기간 목소리를 내고 원했던 바다. 김 감독도 2014년 가을 취임하며 "팬들이 원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한화는 독특하다. 선발보다는 불펜에 무게를 두고 마운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경기 중후반에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더라도 한화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리드하고 있는 팀 입장에선 상대팀 불펜에서 추격조가 나오면 추가점을 더 손쉽게 뽑을 수 있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상대는 추가점은 내지 못하고 리드폭이 점점 줄어들어 덜미까지 잡힐 때가 있다.

이는 양날의 검이다. 내줄 경기는 내주면서 체력을 비축, 다음 경기에 대비해야할 때도 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총력전으로 역전을 노리다 불펜을 소진, 다음날까지 악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김성근 감독은 후자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전자의 원칙론과 동기부여에 더 관심이 많은 지도자다. 수십년간 혹사논란에 휩싸였지만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극명히 대비되는 김성근류 찬성파와 반대파의 존재도 한화 야구 관심도를 높인다. 승리가 잦아지면 찬성파가 온라인을 뒤덮는다. 호의적인 기사도 많아진다. 자주 지면 반대파가 득세한다. 비판 기사량도 급증한다. 이겨도 져도 한화는 이슈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