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일까'
'굿와이프' 전도연을 둘러싼 인물들의 의미심장한 표정들이 일제히 클로즈업 되면서 진정한 그녀의 편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미묘한 차이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구멍이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믿고보는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에 이어 우려했던 나나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굿와이프'의 모든 캐릭터들이 입체감을 띄고 있는 것.
9일 방송된 tvN '굿와이프' 2회에서는 재벌3세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은주(엄현경)가 김혜경(전도연)에게 사건을 의뢰한 내용이 전파됐다. 엄현경은 방학 중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경력이 있었고 김단(나나)은 그런 과거가 있다면 증언에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은주는 합의금 4억을 뿌리치고 강간범의 사과를 원했지만, 오히려 재벌가에게 무고죄로 고소 당한다. 이은주는 특유의 따뜻한 공감대와 냉철한 판단, 그리고 구치소에 있는 남편의 도움으로 또 다른 증인을 찾아내며 극적으로 이은주의 무고죄 무죄를 얻어내고 해당 재벌3세를 성폭행 죄로 집어 넣었다.
스토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2회 말미에는 아내 김혜경의 사건을 도와준 줄 알았던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다시 해당 그룹과 손을 잡는 모습이 나왔다.
유지태의 분량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확연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씩 웃다가 멈추는 미소는 보는 이의 소름을 유발할 정도.
로펌 MJ대표이자 김혜경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서중원(윤계상)도 의심스럽다. 늘 따뜻하게 지켜주는 사람같지만 남편의 섹스 스캔들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지켜보다 끝내 혼자 눈물을 쏟는 김혜경을 위로하면서도 어딘가 냉정한 눈빛을 엿보이고 있는 것.
김단으로 등장하는 나나의 연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하지만 상대 검사에게 USB 파일을 은밀하게 건네 받는 등 김혜경 주변 인물들의 의심스러운 상황들이 속출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굿와이프'의 중심에는 전도연의 빼어난 연기력이 중심에 자리한다. 의뢰인과의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어딘가 여린 듯 하면서도 일적인 부분에 있어 냉철하고, 아이들 앞에서 끝까지 버티려는 엄마이면서도 홀로 뒤에서 눈물 흘리는 한 여자의 모습을 전도연은 다양하게 소화하고 있다. 15년간 믿고 따랐던 남편이 뇌물 및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되고 매춘부와 성관계를 갖는 영상이 뉴스로 방송되면서, 혼란과 절망에 빠지는 혜경이 '인간 김혜경'의 인생에 눈뜨는 과정을 전도연 아니면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많은 시청자들은 "갓도연 갓지태가 뭉치니 TV로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며 "60분이 10분처럼 흘러갔다. 어떤 캐릭터도 마음 놓고 볼수 없는 드라마" 등의 호평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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