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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수원더비 2연승으로 위기탈출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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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원더비'에 이변은 없었다.

형님 수원 삼성이 아우 수원FC를 제물로 위기탈출, 자존심 사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수원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에서 수원FC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지난 5월 첫 맞대결 2대1 승리에 이은 연승이다. 더불어 최근 2연패로 서포터스 항의 소동을 겪었던 수원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도 성공했다.

어느새 강등권 문턱까지 내려간 수원, 최하위에 고착된 수원FC의 맞대결은 서로 필승에 올인해야 하는 무대였다. 그만큼 후반부터 본격화된 정면 충돌이 흥미로웠지만 '수원더비'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모험'으로 시작하고 '함성'으로 끝냈다

'수원더비'의 무게감 때문일까. 양 팀 감독은 모두 '모험'을 걸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공격에 비중을 높여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들어가겠다는 포석이다. 한때 스리백을 썼던 수원이 공격 강화를 위해 포백으로 전환할 것은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선발 구성에 깜짝 카드를 시도했다. 볼란치에 이종성, 오른쪽 윙백에 장호익을 포진시켰다. 신인 장호익과 프로 5년차 무명 이종성은 최근 들어서야 기회를 얻는 중이다. 이날 이종성은 올 시즌 3번째, 장호익은 4번째 출전이었다. 여기에 신입 용병 조나탄을 원톱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 18라운드 울산전에서 처음으로 교체 출전한 조나탄은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었기에 이날 선발 출전은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도 모험을 걸었다. 전반 버티기를 위해 스리백을 앞세운 조 감독은 베스트 멤버 김근환을 벤치 대기시켰다.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전략이다. 막상 뚜껑이 열리니 '모험'으로 인해 서로 조심스러웠다. 수원은 상대의 두터운 수비벽에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해결사가 필요했다. 전반 17분에 나타났다. 에이스 권창훈이다. 권창훈은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것을 기다리고 있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그물을 흔들었다. 상대 선수의 볼처리를 어렵게 하기 위해 허리 높이로 절묘하게 찔러 준 코너킥 키커 염기훈의 솜씨도 돋보였다. 예고한 대로 후반 들어 김근환을 투입시킨 수원FC의 투지도 빛났다. 연이은 수원의 공세에 추가 실점 위기를 맞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추가시간이 6분이나 주어지도록 끝까지 혈투를 벌인 두 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승패를 떠나 뜨거운 박수를 흠뻑 받았다.





▶신흥 흥행매치로 자리잡다

'수원더비'는 이날 두 번째를 맞아 K리그의 새로운 명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음을 입증했다. 지난 5월 수원종합운동장 초대 더비서는 1만1866명의 관중이 모였는데 이날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만8891명이 운집했다. 자존심 대결도 후끈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경기장 주변은 진풍경을 연출했다. 수원FC 서포터 1000여명이 수원화성 연무대(창룡문)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까지 2.3㎞ 구간을 거리행진으로 찾아온 것이다. 대형 깃발을 앞세우고 응원가를 우렁차게 부른 수원FC 팬들은 1시간 전 연무대에서 선수단 사인회, 페이스페인팅 등 이벤트로 축제 열기를 한껏 끌어올린 상태였다. 이들이 수원 서포터스석 반대쪽에 입장하자 양쪽 응원대결로 경기장 안까지 뜨거워졌다. 이에 질세라 수원은 특별 응원가와 스페셜 로고를 선보인 것을 비롯, '수원더비'를 상징하는 스페셜 기념품 이벤트를 마련했다. 골수 수원 삼성팬인 배우 김상호까지 시축자로 초청해 응원 분위기를 달구고 유대감을 자극했다. 절정은 경기 직전 전광판 특별 영상이었다. 김 호 전 감독, 박건하(서울이랜드 감독), 이운재(올림픽대표팀 코치), 정성룡(일본 가와사키), 박지성 등 수원이 낳은 축구 레전드들이 이날 경기를 축하하는 영상메시지를 전했다. 반가운 얼굴이 등장할 때마다 빅버드는 도가니로 변했다. 이 열기는 경기 시작 후에도 이어졌다. 한때 수원의 부진을 꾸짖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보였던 수원 홈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라운드 응원 함성을 리드했다. 수원FC도 질 수 없다는 듯 일당백의 목소리로 '응원 배틀'을 벌였다. 폭염이 잠깐 해넘어간 '수원더비'의 열대야가 수를 놓은 수원 여름밤이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