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10번째 경기가 열린 8일 잠실구장. 일본 프로 구단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찾았다. 세이부 라이온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다. 이들은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KBO리그를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 토종 선수들도 체크 대상이다.
이날 잠실을 방문한 건 아무래도 양 팀 선발 영향이 크다. 두산은 마이클 보우덴, KIA는 지크 스프루일. 나란히 '외인'이 출격했다. 전날까지 보우덴의 성적은 15경기 10승3패, 3.34의 평균자책점. 지크는 17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4.71을 찍었다.
둘 가운데 일본 스카우트를 바쁘게 만든 쪽은 지크였다. 보우덴이 부진한 반면 지크는 나무랄 데 없는 피칭을 했다. 이들은 애초 보우덴에게 포커스를 맞췄을 테지만, 더 위력적인 피칭을 한 건 지크였다.
경기 전 고마움의 표시로 선수단에게 정통 바베큐 요리를 대접한 보우덴은 노히트 노런을 한 일주일과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3이닝 동안 5안타 6실점하고 4회부터 안규영에게 바통을 넘겼다. 6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2개, 삼진도 2개.
1회부터 실점했다. 2사 1루에서 4번 이범호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던진 바깥쪽 커브가 문제였다. 이범호의 시즌 18호 홈런. 2회는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3회 다시 실점했다. 1사 2,3루에서 김주찬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는 브렛필에게 좌월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2B에서 던진 낮은 직구(145㎞)가 먹잇감이 됐다.
반면 지크는 야수들의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 7이닝 3안타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에 성공했다. 107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최고 스피드는 153㎞까지 찍혔고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까지 던지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시즌 8승째다.
실점 장면은 3회 나왔다. 2사 후 박건우에게 중전 안타,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민병헌에게 싹쓸이 2루타를 얻어 맞았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137㎞)가 방망이 중심에 걸렸다. 그래도 나머지 6이닝은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점수가 10-2로 벌어진 7회에는 직구만 9개 던지며 3명의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요리했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