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에 오는 7월 13일 예정된 업데이트 '오키드나의 증오'를 앞두고 게임의 업데이트 내용을 알리는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실 게임 업계에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하고, 질의응답을 하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형태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자신들이 준비한 것이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공개하고, 이를 통해 유저들의 주목을 이끄는 것이 목표이니 이런 식의 구성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것은 어쩌면 '깔끔한 진행'이라 할 수 있다.
아키에이지의 업데이트 간담회 역시 '깔끔한 진행' 하에 펼쳐졌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 차후 업데이트 내용만큼이나 눈길을 끈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아키에이지 개발진의 '자부심'이고 하나는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성'이다.
현장에 자리한 아키에이지의 개발, 사업 담당자들은 아키에이지에 대한 확실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스스로를 가장 진보한 MMORPG로 여긴다는 말을 망설임 없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꺼낼 수 있다는 것은 이러한 자부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아키에이지는 기존 국내 MMORPG에는 없던 새로운 개념을 많이 도입한 게임이다. 노동력을 기반으로 모든 유저가 연결되는 콘텐츠 순환 구조, 단순한 전투, 퀘스트가 아닌 심리스 월드에서 서로 소통하는 구성원이 되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은 국내 MMORPG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을 보여주긴 했지만 실책이 없던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이런 자부심을 보이는 것은 자칫 유저들에게 거부감을 들게 할 수 있다. 끄럼에도 아키에이지의 자부심을 보면 그런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지금 당장이야 그런 근거가 없다면 그런 근거를 만들어내겠다는 욕심과 뚝심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키에이지는 오는 7월 13일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내에 더 많은 생활 콘텐츠가 추가되고 이를 통한 보상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노동력 시스템에도 개편이 이뤄져 득템에 준하는 보상을 노동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모두 게임의 매출과 연관이 있는 콘텐츠인데, 이것이 매출에 타격을 입는 방향으로 수정되는 것이다. 매출과 직결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까지 게임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이러한 게임성 개선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개발자와 운영진의 욕심과 뚝심은 아키에이지가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고 일직선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며, 이번 간담회에서는 이런 점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아키에이지의 개발진은 각자 생각하는 아키에이지의 근본적인 재미에 대해 털어놓았다. 집단서사,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재미, 자유의지에 근거한 선택의 재미 등은 이들이 말한 아키에이지의 근본적인 재미다.
실제로 이번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 역시 이런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콘텐츠를 대거 포함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아키에이지 본연의 색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 기대하는 이유다.
이들이 말한 답변이 아키에이지가 처음 출시될 당시에도 강조됐던 요소들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서비스 3년이 지났고, 관계자들 역시 그 당시와는 다른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다른 이들이 아키에이지를 위한 파트를 담당해도 여전히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이 게임이 시행착오는 있었을 지언정 방향을 잃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는 아키에이지가 출시된 이후 가장 거대한 규모의 업데이트다. 개발자의 욕심, 그리고 아키에이지의 향후 방향성이 이번 업데이트에서 어떻게 드러날 것인지. 아키에이지 팬이라면 7월 13일을 기대해보자.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