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이다.
안개가 서서히 걷혀야 할 시점이지만 더 자욱해지고 있다. K리그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선두는 전북(승점 36)이다. 2위 FC서울(승점 30)과의 승점 차는 6점이다. 그러나 '심판 매수 의혹'을 받고 있어 운명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승점 감점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서울부터는 숨막힐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서울과 7위 상주(승점 26)의 승점 차는 4점에 불과하다.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구도다.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기다. 여름에 뒤쳐지기 시작하면 만회가 쉽지 않다. 올 시즌 K리그가 기로에 섰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는 9일과 10일 열린다.
▶전북 그리고 2위권 전쟁
어쨌든 전북은 대단하다. 18라운드가 흐른 현재 단 1패도 없다. 9승9무, 올 시즌 K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고민은 있다. 무승부가 많아도 너무 많다. 무패에 비해 2위권과의 승점 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북은 10일 최근 3연승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승점 감점이라는 최악의 상황에도 미리 대비해야 하는 만큼 다른 팀보다 서너 배 빠른 걸음이 필요하다.
감독 교체의 과도기인 서울은 3연패의 늪에 빠졌다. 3위 울산이 어느새 서울과 승점이 같아졌다. 다득점(서울·35득점, 울산·19득점)에서 순위가 엇갈렸다. 4~7위도 턱밑이다. 성남(승점 29), 제주(33득점), 포항(이상 승점 27·24득점), 상주까지 2위권 싸움을 형성하고 있다.
제대로 만났다. 서울과 울산이 정면 충돌한다. 두 팀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첫 승 신고로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4승2패인 울산은 기회다. 내심 2위 자리를 꿈꾸고 있다.
1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과 상주의 대결도 관심이다. 두 팀의 승점 차는 3점이다. 4위와 7위의 대결이지만 상주가 승리하면 순위는 바뀐다. 상주가 다득점에서 앞서 있다.
승→패를 반복한 제주는 최근 2라운드에서 무→패의 흐름이다. 제주의 아킬레스건은 역시 원정이다. 올 시즌 홈에서는 5승3무1패지만, 원정에선 3승6패로 부진하다. 이번 라운드도 원정이다. 9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전남과 맞붙는다. 원정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5위도 위태롭다. 제주와 승점이 똑같은 포항은 전북을 잡을 경우 3위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하위권도 희망이다
광주(승점 23), 수원 삼성(24득점), 인천(이상 승점 18·16득점), 전남(승점 15), 수원FC(승점 13)가 8~12위의 면면이다. 수원 삼성이 하위권에 포진한 것이 이례적이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다만 하위권팀들도 반환점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전남 외에 이번 라운드에서는 하위권 팀간의 대결이 성사된 것도 이채롭다. 광주는 9일 인천, 수원 삼성은 10일 수원FC와 홈경기를 치른다. 광주는 인천을 제압하면 2위권 싸움에도 가세할 수 있다. 그러나 2연승인 인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강등권에서 탈출하며 탄력을 받았다. 중위권 도약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열리는 '수원 더비'도 주목된다. 두 팀의 올 시즌 분수령이다. 수원 삼성은 반등, 수원FC는 꼴찌 탈출이 절실하다. 첫 만남에선 수원 삼성이 2대1로 승리했다. 수원 삼성은 클래스 차이를, 수원FC는 설욕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